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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 덕분에 행복했어" 새벽부터 다섯시간 기다려 마지막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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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우리의 아기 판다 푸바오, 덕분에 행복했어. 가서도 꼭 행복해야 해.”
3일 오전 푸바오 배지가 빼곡히 달린 가방을 메고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를 찾은 이서은(32)씨는 4년 차 푸바오 팬이다. 푸바오 때문에 에버랜드 정기권까지 끊어 틈날 때마다 푸바오를 보러 왔다는 이씨는 “푸바오가 할아버지(강철원 사육사) 장화 잡고 다닐 때가 엊그제 같은데 한국을 떠난다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푸공주’ ‘푸린세스’ ‘용인 푸씨’ 등 애정 어린 별명들의 주인공 ‘국민 판다’ 푸바오가 다음 달 3일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간다. 푸바오는 2020년 7월 20일 한국에서 태어난 최초의 판다다. 2021년 1월 일반인에게 최초로 공개된 후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이름처럼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푸바오가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마지막 날인 이날 에버랜드는 개장 전부터 푸바오를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영상 1도로 제법 쌀쌀한 날씨였지만 관람객들은 담요를 두른 채 개장 시각인 9시 45분만을 기다렸다. 오전 5시부터 에버랜드를 찾아 5시간 가까이 대기한 이영근(36)씨는 “푸바오는 보기만 해도 저절로 힐링될 만큼 귀여운 생명체라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선 5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자녀 4명과 함께 간이 의자 4개를 챙겨 에버랜드를 방문한 안은영(44)씨도 “아이들이 푸바오 마지막 날 꼭 배웅하고 싶다고 해서 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입장 시작합니다. 천천히 걸어서 이동해 주세요.” 에버랜드 직원의 개장 멘트와 함께 대기하던 이들의 발걸음은 곧장 판다월드를 향했다. 다른 놀이기구는 주말임에도 대기시간 ‘10분’으로 썰렁했지만, 판다월드에는 관람객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들었다. 대기 줄은 1km 넘게 끊임없이 이어지며 낮 12시쯤 판다월드 대기시간은 ‘320분’을 기록했다.
푸바오와 마지막 인사를 하고 나온 관람객 중에는 눈물을 흘리는 이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푸바오를 보기 위해 매주 에버랜드를 찾았다는 이다라(30)씨는 “푸바오가 떠나도 중국까지 보러 갈 예정이기 때문에 영원한 이별은 아니지만, 당분간 못 볼 생각에 슬프다”고 눈물을 훔쳤다.
관람객들은 푸바오에게 빠질 수밖에 없는 매력 포인트로 세 가지를 꼽았다. ‘대체 불가 귀여움’과 ‘성장 서사’, 그리고 강철원 사육사와의 ‘유대관계’. 2년 차 푸바오 팬이라는 김효주(23)씨는 ”푸바오만큼 ‘애교쟁이’인 판다는 본 적이 없다”며 “항상 해맑은 표정으로 장난꾸러기 짓을 하니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고 말했다. 푸바오가 몸무게 197g ‘꼬물이’에서 100kg ‘자이언트 판다’로 자라기까지의 과정이 꾸준히 유튜브 등에 공개되며 '성장 서사'를 만들어낸 것도 인기 요인이다. 성장 과정에서 강철원, 송영관 사육사와 교감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힐링이 됐다. 민준기(30)씨는 “강철원 사육사에게 마냥 장난을 치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푸바오가 사육사와 교감하며 성장하는 모습이 참 따뜻하고 예쁘더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푸바오의 천진난만한 표정과 푸근한 인상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부터 국민에게 큰 위로가 됐다”며 “푸바오가 나고 자라는 과정을 국민 다 함께 지켜보며 푸바오의 ‘성장 스토리’에 몰입하는 효과를 낳았다”고 풀이했다.
푸바오는 야생동물에 대한 국제 규정에 따라 판다월드 내실에서 비공개로 건강과 검역 관리를 받은 후 4월 3일 중국 쓰촨성 소재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로 이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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