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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강인 갈등'에 입 연 차범근 "세대 간 갈등 잘 풀어야...어른들 역할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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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이 최근 불거졌던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갈등에 입을 열었다. 그는 세대 간 갈등을 잘 풀기 위해선 어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강조하며 "이강인의 부모님과 내가 회초리를 맞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차 전 감독은 29일 서울 종로구 HW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제36회 차범근축구상' 시상식에 시상자로 참석했다. 1988년 시작된 차범근축구상은 매년 훌륭한 활약을 펼친 한국 축구선수 꿈나무를 발굴해 시상하는 유소년 축구상이다.
차 전 감독은 이날 18명의 축구 꿈나무에게 상을 전한 뒤 "축구 선수들을 키우는 학부모들과 무거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불거진 손흥민, 이강인 불화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털어놨다.
그는 "최근 많은 선수가 유럽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고 뿌듯했다"면서도 "서로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있는 세대 간 갈등을 잘 풀어줘야 한다는 걱정을 많이 하고 있었으나 (내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교육할 생각을 안 하고, 뒤로 물러나 쉬어도 된다는 생각이 우선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몹시 부끄러운 생각이었다"고 고백했다.
차 전 감독은 "유럽에서는 선배와 후배, 어른의 개념 없이 모두가 동료라는 생각이 있고, 코칭스태프에게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나타내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며 "(유럽에서 생활한) 어린 선수들은 자신이 경험한 문화를 자연스럽게 배우고 닮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한국 축구는 동서양 문화 차이와 함께 세대 간 간극까지 더해진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다"며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분위기이지만, 세상은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 전 감독은 그러나 유럽에서 오래 생활한 선수라 해도 동양적 가치를 잃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린 세대들은 동양에서 강조하는 겸손과 희생이 촌스럽고 쓸모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한국인들이 물려받은 무기이자 자산"이라며 "유럽에서 성공한 나와 박지성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겸손을 강조하고자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차 전 감독의 아들인 차두리 전 A대표팀 코치가 독일 빌레펠트에 프로로 데뷔했을 당시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차 전 감독은 "이날 경기장에 방문한 오토 레하겔 감독이 차 전 코치에게 '어떤 경우에도 문을 꽝 닫고 나가면 안 된다'고 했다"며 "레하겔 감독 같은 명망 있는 지도자도 (차)두리에게 축구를 잘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 인성적인 부분에 대한 조언을 건넸다"고 설명했다. 레하겔 감독은 2004년 그리스를 이끌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유로) 정상에 오른 감독이다.
차 전 감독은 세대 간 갈등 등을 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부모와 지도자들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어린아이들이 소중한 무기를 잃어버리는 건 좋지 않다"며 "아이들이 실수로 버린다면 옆에 있는 어른들이 주워서 다시 아이의 손에 쥐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안컵 이후 이강인이 세상의 뭇매를 맞고 있는데, 사실 지금은 이강인의 부모님과 내가 회초리를 맞아야 한다"며 "어른들이 무엇을 해야 할 일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차 전 감독은 "그런 의미에서 손흥민이 주장이라 다행"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손흥민, 이강인 불화설은 영국 매체 '더 선'이 "손흥민이 아시안컵 준결승 전날 팀 동료와 몸싸움을 벌이다 손가락 탈구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준결승 전날 저녁 식사 후 과하게 탁구를 치고 있는 이강인 등 어린 선수들에게 손흥민이 '자중하라'며 질타했고, 이강인이 이에 맞받아치면서 두 사람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손가락 탈구 부상을 입었다.
논란이 불거진 당일 이강인이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글을 올렸으나 그를 향한 팬들의 날 선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강인은 런던으로 직접 손흥민을 찾아가 사과했고, 손흥민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둘 사이 갈등은 잠정적으로 봉합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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