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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강진 55명 희생됐지만…예상보다 인명 피해 적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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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1일 오후 발생한 강진 사망자가 하루 만에 55명까지 확인되는 등 피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7층 빌딩이 쓰러지고 수백 채의 주택이 붕괴되거나 화재로 불타는 등 재산 피해도 심각했다.
그러나 지진의 강도를 나타내는 규모가 7.6에 달하는 '초대형 지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인명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인구밀도가 낮은 시골 마을에서 발생했고, 쓰나미(지진해일) 높이가 낮았고, 일본 사회의 지진 대비가 철저했던 점 등이 이유로 꼽힌다.
일본 교도통신과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시카와현 당국은 2일 오후 9시 30분 기준 현내 지진 사망자가 55명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진원에서 가까운 해안가 시골 마을인 와지마시에서 24명이 숨졌고, 스즈시(20명), 나나오시(5명)에서도 여러 사망자가 나왔다.
진도 6의 강한 흔들림이 있었던 이들 지역엔 무너진 주택과 건물에 갇힌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도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현지는 도로 곳곳이 갈라지거나 사라져 지원 차량조차 접근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와지마시에서는 강진 직후 발생한 화재로 건물 약 200동이 소실됐고, 노토반도 포구에선 바닷물에 잠긴 배와 침수된 주택도 목격됐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며 지원 물자를 해상으로 수송하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국토지리원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노토반도의 해안 마을인 와지마시가 서쪽으로 1.3m나 이동했다. 인근 아나미즈마치와 스즈시도 각각 0.8m가량 서쪽으로 이동했다. 다만 대규모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정도로 지진 규모가 컸음에도 인명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게 전문가 평가다.
앞서 1995년 한신·아와지대지진(규모 7.3)의 사망자 수는 6,400여 명, 2011년 동일본대지진(규모 9.1)의 사망자 수는 1만5,000여 명에 달했다. 이번 지진은 규모가 7.6에 달했는데도 인명 피해가 과거의 대지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①발생 장소가 인구밀도가 낮은 시골 마을이었기 때문이다. 한신대지진 당시 대도시 고베의 고가도로나 고층빌딩이 무너지면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났지만 이 지역은 높은 구조물이 적었다.
②최대 5m 높이의 대형 쓰나미가 예고됐으나 실제 발생한 것은 최대 1.2m에 그친 것도 인명 피해가 적었던 이유로 꼽힌다. 지진 전문가인 박진오 도쿄대 교수는 "동일본대지진 사망자 중 90% 정도가 쓰나미 때문에 발생했다"며 "만약 예보대로 5m의 쓰나미가 왔다면 큰 피해가 났을 텐데 다행"이라고 말했다.
③여러 차례 대지진을 겪으며 충실히 재해에 대비해 온 것도 피해를 줄인 요인이었다. 우선 지진 피해가 커질 때마다 일본은 건물 내진 설계 기준을 강화하며 지진에 대비했다. NHK는 지진 발생 직후부터 2일까지 지진 특별 방송만 내보내는 등 전 국민의 안전을 챙겼다.
특히 발생 초기 쓰나미가 예보되자 1시간 내내 아나운서가 다급한 목소리로 "피난하라", "도망가라"고 목청껏 외친 것도 많은 이가 피난을 결행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NHK는 동일본대지진 당시 진행자가 너무 침착하게 방송한 나머지 사람들이 쓰나미의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미처 피난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반성하고, 앞으론 쓰나미 경고 시 강한 목소리로 피난을 권고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지진 발생 중 유언비어가 확산되는 문제는 이번에도 여전했다. 지진 당일부터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인공지진'이란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20여 만 건이나 올라와 큰 화제가 됐다. 이번 지진이 자연적인 지진이 아닌 인공지진이란 허위정보였다. 바다에서 물기둥이 솟아오르는 가짜 영상도 확산됐다. 기시다 총리가 "허위정보를 퍼뜨리지 말라"고 당부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의 향후 영향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이번 지진이 인근 니가타현부터 홋카이도까지 지각의 응력이 집중된 '히즈미 집중대'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지역에서 큰 지진이 발생하지 않을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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