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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키운 성남, '천당 아래 분당' 되찾고 싶은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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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내년 총선 최대 격전지다. 서울보다 10개 많은 59개 의석이 걸렸다. 특히 경기 남부권 수원(5개), 용인(4개), 성남(4개)의 13개 지역구는 여야 모두 승부처로 꼽는 곳이다. '수·용·성 벨트'로 불리는 이들 3개 시의 인구(317만명)와 의석수를 합하면 인천광역시와 비슷하다. 지난 총선처럼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우세를 재연할지, 아니면 국민의힘이 열세를 극복해 수도권 승리의 교두보를 확보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총선 D-100을 앞두고 수·용·성 벨트의 표심을 짚어봤다.
경기 성남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고향이자 기반이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시장에 당선되면서 이후 대선주자로, 제1야당 대표로 자리매김했다. 성남은 전통적으로 구도심인 수정구와 중원구에서 민주당이 강세였고, 1기 신도시 분당에서는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 수차례 총선에서 민주당의 분당 공략이 성공했다. 반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신상진 성남시장이 당선돼 선거판이 유동적으로 변했다. 내년 4월 총선도 구도심에서 민주당의 선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분당에서 국민의힘이 어느 정도 영향력을 회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회자되던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말은 2016년 20대 총선부터 자취를 감췄다. 분당갑·을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다. 압승을 한 21대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김병욱 의원을 앞세워 ‘분당 싹쓸이’를 노렸으나, 상대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갑’ 지역구에서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당선돼 연이은 ‘분당 참사’를 가까스로 피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분당 민심은 윤석열 대통령(55.0%)에게 이 대표(42.3%)보다 12%포인트 넘는 표를 몰아줬다. 분당갑은 김 전 수석의 경기지사 출마 이후 재보선으로 당선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지지기반이 탄탄하다. 이에 여당은 내년 총선에서 분당을까지 회복해 '수·용·성(수원·성남·용인)' 벨트 탈환의 전진기지로 삼을 요량이다. 박민식 전 국가보훈처 장관이 다른 지역으로 방향을 틀면서 김 전 수석 공천 가능성이 크지만, 지역주민들은 '현 정권의 실세들이 꽃밭만 가려고 한다'며 쓴소리를 하고 있다.
정자동 주민 윤모(56)씨는 “김병욱 의원이 두 번이나 승리했다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며 “윤석열 정부 꼬리표만 달고 내려오면 당선이 보장될 것 같다고 생각하느냐”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은 △재선에 성공한 친이재명계 김 의원이 다져 놓은 탄탄한 지역 기반 △성남시장·경기지사 시절 이 대표의 유산 △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지사와의 호흡을 앞세워 ‘어게인 2016’을 노리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구도심이 위기다. 4선의 김태년(4선·성남수정) 의원과 비이재명계 선봉인 윤영찬(초선·성남중원) 의원 지역구가 총선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두 지역 모두 10%포인트 이상 격차로 윤 대통령을 앞섰을 만큼 민주당 지지세가 압도적이다. 하지만 민주당 현역인 김태년·윤영찬 의원은 각각 중진 물갈이론과 비이재명계 공천 컷오프에 걸릴 수도 있다. 공천 과정이 내홍으로 번질 경우 민주당 우세를 장담하기 어렵다. 실제 중원의 경우 신상진 현 시장이 과거 재·보선 때 빈틈을 파고들어 4선 의원을 지낸 전례도 있다. 자칫 방심하면 민주당도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셈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 분위기까지 많이 올라와 있다"면서 "후보가 분명하다면 최대 격전지가 될 분당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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