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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연애 예능, 술이 꼭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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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진담이라는 말이 있기 때문일까. 맥주부터 와인까지 다양한 종류의 술이 연애 예능에 등장했다. 남녀 출연자는 함께 술을 마시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최근 TV 속에서는 음주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 데이팅 프로그램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연애 예능 SBS 플러스·ENA '나는 솔로'에도 술이 등장한다. 최근 막을 내린 17기의 이야기에서도 음주 장면을 찾아볼 수 있었다. 영식은 영숙과의 술자리에서 "큰일 났다. 소주가 달다"고 했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데프콘은 "회가 나오기 전 술부터 먹는다는 건 많이 답답하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안주가 나오기도 전에 연신 먼저 들이키는 술잔'이라는 자막이 나오기도 했다. 음주 장면은 출연자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했다.
'나는 솔로'에 출연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나는 솔로,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에도 술이 등장했다. 음주는 갈등을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 9기 영식은 13기 현숙에게 술 때문에 잔소리를 들은 바 있다. 현숙은 인터뷰 영상을 통해 "술에 취한 사람을 받아주는 걸 되게 싫어한다"고 털어놨다. 반면 영식은 "현숙님이 '오빠가 취했으니까 대화가 안 되겠다'하면서 대화를 단절했다. 속상했다"고 이야기했다.
티빙 '환승연애'에서도 술을 마시는 출연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술기운의 힘을 이용해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함께 술과 안주를 나눠 먹으며 친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애 예능의 대표 격인 채널A '하트시그널'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 프로그램들의 싱글 남녀 또한 데이트를 즐기며 술을 마셨다.
데이팅 프로그램에서 음주는 출연자들의 감정을 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이희선 PD는 티빙 오리지널 '소년 소녀 연애하다' 관련 인터뷰를 통해 술과 연애 예능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이 PD는 '환승연애'를 만들던 당시에는 술을 마시는 출연자들을 굳이 제지하지 않았다고 했다. "연애 예능에서는 술이 감정의 매개체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소년 소녀 연애하다'의 친구들은 우유랑 주스를 마신다. 그게 달랐던 점이다. 술 없이도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누더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소년 소녀 연애하다'는 10대들의 풋풋한 러브스토리로 사랑받은 바 있다.
수많은 음주 예능이 비판받고 있는 상황 속, 데이팅 프로그램의 술 먹방 역시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는 없다. 로맨틱한 장면과 술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며 음주 문화를 미화할 수 있는 데다가 청소년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어렵게 만들 가능성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다. 박명수는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술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술 먹고 방송하는 자체는 별로 권하지 않고 싶다"면서 청소년들에게 끼칠 영향을 걱정한 바 있다.
나아가 사랑을 찾아 모인 남녀에게 술을 허락하는 것과 그 모습을 화면에 담아내기까지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로맨스 드라마에도 술 먹고 사건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에능에서도 출연자가 술기운으로 진심을 말하기도, 돌발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음주 장면이 자극적이고 리얼한 재미를 준다고 하더라도 제작진이 술을 빼고 극을 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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