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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동상 모델은 일본인"... 대법원이 명예훼손 아니라 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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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징용 노동자 동상을 두고 "그 모델이 일본인"이라고 지적한 글에 대해, 대법원이 "예술작품에 대한 비평일 뿐"이라고 평가하며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을 인정하지 않았다. 인격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이뤄진 예술 비평은 최대한 보호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30일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제작한 김운성·김서경씨 부부가 김소연 전 대전시의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동상은 조각가인 김씨 부부가 제작해 서울 용산역 광장에 설치된 예술작품이다. 이를 본 김 전 시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제징용 노동자상의 모델은 우리 조상들이 아니고 일본인"이라는 글을 적었다. 그러자 김씨 부부는 이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규정, 2019년 10월 김 전 시의원을 상대로 3,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1·2심은 엇갈렸다. 1심은 "모델이 일본인이라는 문제 제기가 김 전 시의원 지적 전부터 있었고, 초등학교 교과서에 강제징용 노동자로 잘못 게재된 일본인 노동자 인물의 외모적 특징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김 전 시의원 게시글의 취지가 공익과 관련된 것"이라며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김 전 시의원이 부부에게 4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야윈 체형과 허름한 옷차림은 강제징용 착취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인데, 일본인을 모델로 한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 자체가 허위사실 적시"라며 "김 전 시의원이 원고 측에 관련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판결은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혔다. 이번에 대법원은 "허위사실 적시가 아닌 비판적 의견 표명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김 전 시의원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특히 '예술작품'에 대한 비판적 의견 개진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술작품은 외부에 공개되는 순간부터 비평 대상이 되는 점을 고려하면,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이뤄진 비평을 명예훼손으로 인정하는 건 표현의 자유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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