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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전동화 애쓰는 현대차·기아, 10년 동안 SUV 판매량 늘며 탄소 배출량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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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동안 전기차 등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차량(ZEV·Zero Emission Vehicle) 판매가 증가했지만 일반 승용차보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자동차가 내뿜은 전체 온실 가스 양은 더 많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SUV가 차지하는 비중이 두 대 중 한 대꼴로 커져 ZEV 판매로 줄인 탄소 배출량을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목소리도 있다.
기후·환경단체 그린피스는 SUV의 환경 영향을 분석한 '거대한 자동차, 더 큰 위기' 보고서를 29일 발표했다. 이 단체는 이번 연구에서 세계 판매량 상위 5개 자동차 제조사인 도요타, 폴크스바겐, 현대차·기아, 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를 대상으로 자동차 시장 조사기관 마크라인즈 및 미국환경청(EPA)에서 제공하는 SUV 판매량 추이, 도로 배출량, ZEV의 이산화탄소(CO₂) 저감 효과 등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SUV 판매량은 2013년 약 1,272만 대에서 지난해 3,240만 대로 10년 동안 154.7% 증가했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SUV가 차지하는 비율 또한 2013년 15.4%에서 지난해 40.8%로 늘었다. 10년 사이 SUV 판매 증가율은 폴크스바겐이 270.5%로 가장 컸으며, 도요타 158.1%, 현대차·기아 152.4%가 뒤를 이었다.
문제는 생산부터 운행까지 따졌을 때 SUV가 일반 승용차보다 탄소를 더 많이 뿜어낸다는 점이다. SUV는 일반 승용차 대비 평균 20% 많은 연료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약 20% 많은 양의 철강을 사용해 CO₂ 배출량이 더 많다. 보고서는 "20만 km를 차량 수명이라고 가정하면 SUV는 승용차에 비해 CO₂를 약 4.6톤 더 발생시킨다"며 "시장에서 SUV 비율이 높아질수록 탄소 배출량 역시 늘어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5개 제조사의 내연기관차 판매량은 감소하고 있으나 내연기관 SUV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특히 현대차·기아의 경우 지난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SUV가 차지하는 비율은 52.7%로, 폴크스바겐(44.7%), GM(39.9%), 도요타(37.3%) 등 5개 제조사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ZEV 판매로 CO₂ 320만 톤을 줄였지만 SUV에서 9,740만 톤의 CO₂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대비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내연기관차 전체 판매량은 줄었지만 SUV 판매량이 더 많이 증가해 CO₂ 배출량은 오히려 늘었다는 게 그린피스 측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SUV 판매가 많은 현대차·기아의 ZEV 탄소저감량은 내연기관차 배출량의 7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이에 대해 입장을 따로 내지 않았다.
보고서는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라인업을 통해 친환경 행보를 홍보하지만 실제 SUV 위주 포트폴리오로 인해 CO₂ 배출량을 오히려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은서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SUV 판매를 통해 수익을 내려는 자동차 제조사의 전략은 전기차 확대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무의미하게 만든다"며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탈(脫) 내연기관과 동시에 SUV에 의존하는 제품 구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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