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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운명의 날... 체포동의안 영장 기각률 '20%' 뚫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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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간의 단식을 마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나서기로 결심하면서, 26일 검찰과 이 대표의 한판 승부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헌정 사상 첫 사례로 이어질 수 있는 제1야당 대표의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26일 밤이나 27일 새벽에 나온다. 2년을 수사한 검찰이 내세운 이 대표 혐의가 얼마나 무거운지, 이 대표의 증거인멸 우려가 얼마나 현실적인지를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양측의 운명이 결정된다.
이 대표 영장실질심사는 26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경기 성남시장 시절 백현동 개발 사업에서 민간업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200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치게 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적용했다. 경기지사 시절 정치적 이익을 얻는 대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북한에 지급해야 할 방북비용 등 800만 달러를 쌍방울 그룹에 대납케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 그리고 별도의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있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려면 우선 '혐의가 실제 재판에서 유죄로 인정될 개연성'을 가질 정도로 범죄의 중대성이 인정돼야 한다.
검찰과 이 대표 측은 '범죄의 중대성'을 두고 가장 치열하게 맞설 전망이다. 범죄의 중대성이 소명되면 '증거인멸 또는 도망 우려가 더욱 짙다'는 논리도 가능하다는 게 법관들의 공통된 의견이기도 하다. 검찰은 민간업자 등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 대표가 실제로 범행을 지시하고 보고 받은 정황 등을 설명한 뒤, 최소 징역 11년에 처해질 정도로 중한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대표 측은 백현동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씨와 대북송금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과의 관련성을 부인하는 동시, 범행의 대가성은 '소설'에 가깝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검찰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논리를 구성해 법관의 확신을 이끌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영장전담판사 출신 A변호사는 "배임이나 제3자 뇌물은 구속 심문에서 유죄가 나올 것 같다는 확신을 얻기 쉽지 않다"며 "제1야당 대표를 구속했다가 재판에서 무죄가 나올 때 법원이 지게 되는 부담이 너무 크다"고 조심스럽게 결과를 예측했다. 불확실한 재판결과까지 감안하면 검찰이 불리하다는 얘기다.
증거인멸 우려도 구속을 결정할 주된 요인이다. 검찰은 '대북송금 의혹' 사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수 차례 번복한 것을 두고 "증거인멸이 현실화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대표가 증거인멸에 직접 연관이 있거나 개입했다는 정황을 보여줄 직·간접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야당 대표의 구속영장을 받아내기는 힘들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다른 영장전담판사 출신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번복 등과 이 대표와의 연관성이 막연한 수준 이상으로 입증돼야 한다"며 "증거인멸 대상이 혐의를 중요하게 뒷받침하는 증거여야 한다"고 말했다. 혐의가 입증된다고 해도 이미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히 확보돼 있다면, '불구속 수사'라는 원칙에 입각해 구속영장을 기각할 수도 있다.
다만 과거 사례에 비춰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이 낮지 않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헌정 사상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의원은 총 10명이었고 그 중 8명이 구속됐기 때문이다. 국회가 구속의 필요성에 동의했다는 점에서 법원이 지는 부담이 줄어든다는 분석도 있다.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대부분 시인(하영제)했거나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현영희) 경우를 제외하곤, 구치소행을 피할 수 없었다. 구속의 주된 사유는 증거인멸 우려였고, 이상직·이석기 전 의원에게는 도망 우려도 적용됐다. 이 대표가 구속되면 현역 국회의원으로서는 9번째, 제1야당 대표로서는 헌정 사상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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