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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고 진짜 가능해요?" AI가 만든 광고에 주현영도 놀랐다

입력
2023.08.16 08: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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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AI가 만든 청년 요금제 광고
생성 AI 활용해 이미지, 음성 제작…업계 최초
"내부 시사에서도 '이게 뭐지' 반응 대부분"
편견 깨자는 '와이낫' 캠페인 일환

AI로 제작한 LG유플러스 '유쓰 청년 요금제로 혜택이 득흔득흔' 광고 이미지. LG유플러스 제공

AI로 제작한 LG유플러스 '유쓰 청년 요금제로 혜택이 득흔득흔' 광고 이미지. LG유플러스 제공


이걸 진짜 송출하셨어요?

LG유플러스 광고 모델 주현영


광고 모델로 참여한 배우 주현영씨도 놀랐다. '대기업에서 이런 시도가 가능하다니'. LG유플러스가 최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유쓰 청년 요금제로 혜택이 득흔득흔' 광고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영상은 주현영씨가 LG유플러스의 빠른 퇴근을 꿈꾸는 마케터가 돼 인공지능(AI)에 20대 청년 맞춤형 요금제 광고 제작을 맡긴다는 스토리로 진행된다.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로 시작한 광고 스토리가 '팀장님'의 수정 요청을 거쳐 점점 정체를 알 수 없는 히어로물 장르로 변하는 과정이 펼쳐졌다. 수많은 마케터의 애환을 재치 있게 표현한 이 광고의 조회수는 공개 한 달 만에 1,200만 건을 넘었으며 '광고 같지 않다' 'LG유플러스 광고 맞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성 있는 내용만큼이나 광고 속 이미지, 영상, 음성 모두 AI가 만들어 주목을 받고 있다. AI가 만든 소스로 광고를 제작한 것은 업계 최초다.



제작 비용 4분의 1, 기간도 크게 줄어

(왼쪽부터) 황인선 음성기술팀 사원, 황선희 Vision AI팀 선임, 박소영 Whynot IMC1팀 책임. LG유플러스 제공

(왼쪽부터) 황인선 음성기술팀 사원, 황선희 Vision AI팀 선임, 박소영 Whynot IMC1팀 책임. LG유플러스 제공


광고를 제작한 박소영 LG유플러스 와이낫 IMC1팀 책임은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처음에 임원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보였을 때 '이게 뭐지'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며 "우리 조직에서 '이걸 보고 웃지 않으면 젊은 세대가 아니다'라고 강력 주장하면서 통과한 영상"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2021년부터 임직원에게 편견을 깨고 과감한 도전으로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자는 의미에서 '와이낫(Why Not?, 왜 안 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광고를 담당한 와이낫 IMC1팀만 해도 절반이 1990년대에 태어났다.

AI에 광고 제작을 맡겨서 얻은 가장 큰 이득은 비용 절감이다. 박 책임은 "보통 이미지 소스를 만들기 위해 광고 대행사와 협업해 그림을 그리고, 촬영장을 섭외해서 촬영을 하고 편집을 한 뒤 내레이션 성우를 섭외해서 녹음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이를 모두 AI에 맡기다 보니 제작 비용은 4분의 1로 아꼈고 두 달 가까이 걸리던 시간도 2, 3주로 줄었다"고 말했다.

영상 속 이미지, 성우 음성 등 제작에 쓰인 AI 기술은 LG유플러스의 AI 전담조직 CDO가 담당했다. 황선희 CDO 비전 AI팀 선임은 "프롬프트만 넣으면 1, 2초 만에 이미지가 만들어지지만 광고 제작이 처음이다 보니 대중이 좋아할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게 어려웠다"며 "300개 이상의 소스를 만들고 나서야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AI가 마케터 대체할까? "결국 인간 개입 필요"

영상 광고 중 생성형 AI로 만든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에 기반해 유쓰 청년요금제를 소개하는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영상 광고 중 생성형 AI로 만든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에 기반해 유쓰 청년요금제를 소개하는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비용을 아끼면서도 결과가 좋다 보니 벌써 2탄 광고도 제작됐다. 광고 내용처럼 여러 현업 부서에서 CDO 조직에 어떻게 AI를 업무에 접목할 수 있는지 알려달라는 요청도 들어온다고 한다. 가령 상품 관련 포스터를 만드는 제작 부서에서는 이미지 생성 AI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영업 부서에서는 신규 요금제 홍보 문구를 AI에 맡겨보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그럼 AI가 광고, 마케팅, 영업 사원 등을 대체할 날도 올까. 9년 차 마케터 박 책임은 "결국 인간의 개입이 필요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소비자의 마음을 끌어당길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것부터 AI의 작업물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는지 따져보는 등 인간만이 가능한 영역이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박 책임은 "AI를 활용해 광고 속 주현영 배우처럼 야근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결과물의 방향성에 대한 근본 고민은 사람이 해야 한다"며 "아직까지 AI 제작 광고를 지상파가 아닌 허용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은 디지털 광고로 제한한 이유기도 하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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