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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제니 '디 아이돌'이 美 작가 파업서 저격당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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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작가들이 없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봐라.'
지난 13일 미국 뉴욕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사옥 앞을 한 흑인 여성이 이런 문구가 영어로 적힌 피켓을 들고 걸었다. 지난 5월부터 파업에 들어간 미국 작가조합 시위 행렬이었다. 작가들의 공분이 서린 피켓엔 '디 아이돌'이란 영문도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K팝 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의 연기 데뷔작으로 지난달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맥스(전 HBO맥스)에서 공개된 드라마에 대한 저격이다. 작가들은 두 달 넘게 파업으로 생계를 뒤로한 채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뚝딱 짜깁기 돼 쓰일 대본이 잠식할 할리우드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AI가 쓸 '영혼 없는 이야기'가 대중문화에 드리울 그늘을 '디 아이돌'에 빗대 비꼰 것이다.
'디 아이돌'이 창작자들의 공개적 야유 대상이 된 사연은 이랬다. '디 아이돌'은 5월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혹평으로 연일 두들겨 맞고 있다. 외신은 "고통스럽고 지루한 역대 최악의 프로그램"(영국 가디언)이라거나 "고문에 가까운 포르노"(미국 롤링스톤)라며 악평을 퍼부었고, 해외 시청자들의 반응(IMDB 10점 만점에 4.7점, 6만7,000여 명 참여)도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추잡한 남성 성적 판타지로 범벅이 된 괴작이라는 게 중론. 사나운 반응 속에 맥스는 이 드라마를 6회로 제작하고 5회만 공개했다. 미국 유명 팝스타인 위켄드가 출연하고 넷플릭스 화제작 '유포리아'를 연출한 샘 레빈슨 감독이 제작해 공개 전 업계의 관심을 받은 기대작의 초라한 성적표다.
'디 아이돌'에서 제니는 제목처럼 팝스타를 꿈꾸는 다이앤을 연기했다. 맥스가 유튜브에 올린 드라마 예고 영상을 보면 제니는 남성 댄서의 허리에 허벅지를 들어 올리며 가슴을 맞대고 춤을 춘다. 선정적인 장면이 많고 캐릭터가 납작해 일부 해외 K팝 팬들은 '제니가 재능을 낭비했다'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해외에서 가장 주가가 높은 K팝 여성 그룹 블랙핑크의 간판인 제니는 이 드라마에 왜 출연했을까. 2021년 겨울, 제니는 위켄드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18일 복수의 연예계 관계자에 따르면 그 후 제니는 이 드라마 출연을 독자적으로 결정했다. 이 드라마에 욕심을 낸 이유에 대해 제니는 한 해외 패션지와의 인터뷰에서 "음악 산업에 관한 이야기에 끌렸고 (제가 가수라) 이 역할에 무언가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그냥 나 자신이 돼 용기를 낼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제니가 K팝 아이돌의 틀을 깨기 위해 더 자유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모험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가 14일 영국 팝스타 두아 리파가 진행하는 BBC 팟캐스트에 출연해 "K팝 아이돌로 활동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제한됐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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