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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셧다운'...동반파업 결의한 배우·작가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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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할리우드 영화 ‘오펜하이머’의 영국 런던 시사회는 ‘배우 없이’ 진행됐다. 맷 데이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에밀리 블런트 등 스타 배우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홀로 무대에 오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배우들은 피켓을 들기 위해 떠났다”고 했다.
이들만이 아니다. 메릴 스트리프, 벤 스틸러, 제니퍼 로렌스, 제시카 차스테인 등 쟁쟁한 배우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선다. 작가조합(WGA)에 이어 배우·방송인 노동조합(배우조합)이 13일부터 동반 파업에 들어가며 할리우드는 ‘셧다운’ 될 전망이다.
미국 뉴욕타임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배우조합은 ‘영화·TV 제작자 연맹(AMPTP)’과 고용계약 협상이 결렬되자 곧장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스트리밍 서비스 활성화에 따른 수익 구조 변화를 처우에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작품이 소비될 때마다 작가와 배우에게 지급되는 인세 격인 ‘재상영 분배금’ 개편 문제가 핵심이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가입자는 매달 정액의 가입비만 내면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시청할 수 있다. OTT 업체들은 전 세계에서 가입비를 받아 배를 불리지만, 작가와 배우들에겐 추가 수익이 돌아가지 않는다. 작가와 배우들은 이를 "착취 구조"라고 규정했다.
인공지능(AI) 시대 배우의 권리 보장 문제도 쟁점이었다. 배우조합은 인간 배우의 얼굴과 목소리가 AI 기술에 무단 도용되는 것을 방지하는 대책을 제작자들에게 요구했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을 제시받지 못했다. 배우조합은 “배우의 얼굴과 목소리를 제작사들이 영원히 재사용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배우조합 협상 대표 던컨 크랩트리-아일랜드는 기자회견에서 “AMPTP는 어떤 대안도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AMPTP은 반대로 "협상안을 조합들이 묵살했다"고 반박했다.
할리우드 양대 조합이 동반 파업에 나선 건 63년 만이다. 1960년 TV 상영 영화의 재상영 분배금을 놓고 함께 싸운 두 조합은 OTT 업체 등장에 따른 생태계 격변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다시 뭉쳤다. 작가 1만여 명은 지난 5월부터 파업 중이고, 배우조합 소속 16만 명 중 약 6만 명이 일을 멈춘다.
할리우드는 인력 공백으로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 작가조합 파업으로 각 방송사 간판 토크쇼 등의 촬영이 중단됐고,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를 비롯해 OTT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 일정도 무기한 연기됐다. 파업에 동참하는 배우들은 즉각 촬영장을 떠나고 이미 제작을 마친 작품 홍보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밀컨 연구소는 이번 동반 파업으로 인한 손실 규모가 약 5조 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양대 조합원들은 14일 넷플릭스의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 앞 시위를 시작으로 파라마운트, 워너브라더스, 디즈니 본사를 돌며 시위할 예정이라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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