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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진출 기업, 10월부터 역외보조금 신고 의무화...정부 "악재는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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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10일(현지시간) EU 가입국이 아닌 국가의 기업들이 공공 보조금을 받고 EU에서 기업 인수합병(M&A)이나 공공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규제하는 '역외보조금 규정' 이행 법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리 측 입장이 상당히 반영됐다는 평을 내놓았지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법률 검토 비용 등이 늘어나는 등 부담이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보도 참고 자료를 내고 "우리 정부와 업계는 이행법안 초안 의견 수렴 기간에 의견서를 통해 입장을 전달했다"며 "이번 최종안은 초안 대비 우리 정부 및 업계 의견이 상당히 반영된 것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역외보조금 규정은 EU가 아닌 국가의 기업이 정부·공공기관으로부터 지나치게 많은 보조금을 받고 EU 내 기업 M&A나 공공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불공정 경쟁'으로 간주하고 이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①EU 가입국 내 기업들은 똑같은 보조금 규정을 받고 서로 경쟁하는데 ②역외 기업들이 이보다 더 많은 보조금을 받고 EU 기업과 M&A나 공공입찰에 응하면 ③EU 가입국에 대한 역차별이기 때문에 매출의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겠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④10월부터 EU에서 M&A나 공공 입찰에 참여하고 싶은 외국 기업은 과거에 받은 '제3국 보조금'을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이날 발표된 최종안을 놓고 산업부는 기존보다 신고 의무 대상이 완화됐고 기업 방어권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최종안에서 EU는 △역외 보조금이 100만 유로 미만이면 신고 의무에서 제외하고 △EU 집행위원회가 기업이 제출한 기밀 정보를 결정한 경우에도 사전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유럽팀장은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가 문제 제기한 부분이 대체로 최종안에 담겼다"며 "특히 국내 기업들은 당초 하청 기업에서 받은 보조금까지 신고해야 해 부담이 컸지만 원청인 글로벌 기업이 공공입찰을 준비할 때 비용의 20% 이상을 기여한 하청만 보고하도록 규정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역외보조금 초안이 발표됐을 때 하청 기업과 협업을 많이 했던 우리 기업들은 역외 보조금 규정이 적용되면 하청 업체들의 보조금 지원 규모를 모두 조사해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다만 역외보조금 규정을 어떻게 적용할지 구체화한 가이드라인은 2026년에나 발표돼 불확실성은 남은 상태다. 특히 해외 지사가 많은 글로벌 기업의 경우 국가별로 지원받은 보조금을 EU 규정에 맞춰 모두 점검해야 하기 때문에 법률 검토 비용 등이 훨씬 늘어날 거라는 예상도 나온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실장은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받은 보조금까지 일일이 따져 봐야 하기 때문에 당장 정부나 공공기관이 산업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를 단정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달 중 세미나와 기업 설명회 등을 통해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EU 측과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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