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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빼기 네 그릇 시켜" '임지연 짜장면 정식'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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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을 안 시켜 먹을 수가 없다.'
최근 1주일 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이런 내용의 고백과 함께 짜장면을 시켜 먹은 사진들이 굴비 엮이듯 올라왔다. 입학이나 졸업식 시즌도 아니고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 초콜릿을 받지 못한 솔로들이 서로를 위로하면서 짜장면을 먹는 '블랙데이'(4월 14일)도 아니다. 난데없이 '짜장면 식사 인증' 소동이 벌어진 이유는 ENA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의 장면 때문.
사정은 이렇다. 극에서 상은(임지연)은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고 나온 직후 중국집으로 가 최소 1주일은 굶은 사람처럼 짜장면을 허겁지겁 퍼먹는다. '더 글로리'에서 동은(송혜교)의 학교폭력 가해자 연진 역을 맡아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섬뜩함을 보여준 임지연의 파격 변신이다. 임신 5개월 차에 접어든 상은은 남편에게 허구한 날 맞고 살았다. "임지연이 남편이 죽고 난 뒤에서야 처음으로 눈치 보지 않고 밥을 먹는 아내의 울분과 해방감을 광기 어린 생존의 '먹방'으로 보여줬고"(공희정 드라마평론가) 그 모습은 '짤'로 퍼지며 입소문을 탔다. 이 2분 40초 분량의 먹방을 보고 군침을 흘린 사람들이 너도나도 짜장면 먹기에 동참한 것이다. 임지연의 신들린 듯한 먹방 연기로 시작된 유행은 요식업계 메뉴까지 바꿔놨다. 드라마에서 임지연이 손으로 집어먹은 군만두와 짜장면 그리고 탕수육은 '임지연 정식'이라 불리며 실제 중국집에 1인 세트로까지 출시됐다. 임지연 정식은 가축처럼 회사에서 사육당하며 일만 하는 직장인이 퇴사를 결정하고 먹는 '사축(社畜) 해방' 메뉴로 패러디되기도 했다. 임지연 정식 열풍을 '불판' 삼아 19일 공개된 '마당이 있는 집'은 넷플릭스 시리즈 부문 1~2위를 오르내리며 인기다.
임지연의 짜장면 먹방은 영화 '황해'(2010) 속 하정우의 '김 먹방', 드라마 '회전목마'(2003)에서 수애의 '치킨 먹방'과 함께 K콘텐츠 3대 먹방 장면으로까지 회자하고 있다. 이 장면, 어떻게 찍었을까. 27일 '마당이 있는 집' 제작 관계자에 따르면 대본엔 '얼굴을 (짜장면 그릇에) 처박고 먹는다'는 지문이 적혀 있었다. 임지연 소속사 관계자는 "걸신 들린 듯 먹는 장면을 제대로 카메라에 담기 위해 임지연이 짜장면 곱빼기 네 그릇에 탕수육 대짜리 하나를 시켜 놓고 먹으며 반복해 촬영했다"고 말했다. 식성이 좋다는 임지연은 "상은의 무감정과 공허함을 (짜장면 먹방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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