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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로 간 프리고진···푸틴에겐 전화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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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도중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이 하루만에 군대를 철수하고 벨라루스로 이동한 게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대우크라이나 전쟁에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러시아의 내분으로 우크라이나로 전세가 기우는 게 아니냐는 관측과는 상반된 시각이다.
신범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굉장히 주목해야 될 장면 중 하나는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 로스토프주에 들어왔을 때,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함락 시에 큰 공을 세웠던 체첸 군대가 람잔 카디로프(체첸 공화국 수장) 지휘 하에 바그너 그룹에 대항하겠다고 (프리고진과 바그너 그룹이 점령한) 로스토프나도누(로스토프주의 주도) 쪽으로 군사적 이동을 시작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로스토프나도누라는 곳은 러시아 남부 군사령부가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수행하는 전진 기지"라며 "그러니까 체첸군은 로스토프나도누로 들어오는데, 그 직전에 협상이 타결되면서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 이동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마 (러시아를 측면 지원하고 있는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중재를 통해 최소한 바그너 그룹은 자신들이 원하는 어떤 조건을 얻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와) 재계약을 통해 계속 임무를 수행하게 되면, 조용했던 체첸군이 후방에 백업을 들어오고 전방에서 싸우던 바그너 그룹이 벨라루스로 들어간다"며 "벨라루스가 어떤 곳이냐? (바그너 그룹이)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모스크바로 움직인 정도만 이동하면, 즉 벨라루스에서 밑으로 내려가면 거기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라고 설명했다. 벨라루스 국경에서 키이우까지 거리는 약 90km에 불과하다. 신 교수는 "(결과적으로) 푸틴은 바그너 그룹이라는 카드를 벨라루스에 배치했다"며 "군대를 (벨라루스로) 움직이려고 하면 의회 승인부터 복잡한데, 이건 용병 그룹이니까 그냥 계약해서 보내면 된다"고 했다. 또 "푸틴 입장에서도 군 지도부의 체면을 구기면 안 되니까 그쪽 체면도 살리면서 바그너 그룹에게 퇴로를 주는 방식으로 새로운 인물을 벨라루스에 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군사 반란으로 위기에 몰렸던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과 타협점을 찾는 동시에 체첸군도 끌어들여 대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를 압박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프리고진이 실제 어떤 조건으로 러시아 정부 측과 타협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고 바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 수행할지도 미지수다.
신 교수는 이 같은 병력 배치가 전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6월 4일 정도부터 대반격을 시작해 한 20일 전투했는데 세계 모든 외신들이 우크라이나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25% 정도의 전력을 소모한 것 같다"며 "잔여 75% 전력으로 반격해 성공해야 젤렌스키 대통령도 자기 지위를 보장받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조금 더 강력하게 러시아를 퇴각시키기 위한 무기를 요청해 더 몰고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신 교수는 그러면서도 "만약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러시아가 잘 막아내면서 좀 더 확실하게 우크라이나를 옥죌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면 이 전쟁을 끝내는 길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며 "(바그너의 벨라루스 이동으로) 나토와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 군의 움직임을 견제할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기동력을 갖고 키이우로 들어가 핵심 시설을 점거하는 작전도 벌일 수 있어 굉장히 강력한 압박 수단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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