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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고양이 연구는 시작단계... 사람과의 관계 더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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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고양이의 삶은 고달프다. 미디어에는 고양이 혐오와 학대 행위가 지속적으로 보도된다. 올해 봄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새(뿔쇠오리)의 포식자로 지목된 고양이를 둘러싼 논쟁이 결국 고양이 방출로 이어졌다. (☞관련기사보기: 시민단체 "불가피하게 반출된 마라도 고양이도 소중한 생명")
하지만 막상 동네고양이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 지난 2월 열린 한국 도심 고양이 관련 워크숍에서는 국내 동네고양이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이유로 ①대부분 연구가 국가 용역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야생동물도 반려동물도 아닌 동네고양이를 어떻게 분류해야 하는지 모호하고 ②연구 결과에 대한 갈등이 우려되며 ③생태학에서 다루는 산간 지역에는 고양이가 살지 않아 연구대상에서 비켜나기 때문이라고 언급됐다.
동네고양이에 대한 학술연구가 부족한 가운데 환경과 사회배경이 다른 해외 논문이 고양이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데 근거로 제시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도 동네고양이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하나둘씩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말 발간된 동네고양이 전문잡지 '매거진 탁(tac)!' 4호는 동네고양이를 연구하는 연구자 8명의 논문을 요약 게재하면서 고양이 연구가 고양이 돌봄 활동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잡지에는 동물 관련 법을 연구하면서 돌봄 활동을 이어가는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동물법학회의 인터뷰가 담겼다. 임호준 동물법학회 홍보부장은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민법 규정이 바뀌어야 한다"며 "동물권이 먼저 제정되고 이후 논의가 충분히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세림 서울대 수의인문학 교실 연구원은 마라도 고양이 사례를 연구하면서 그간 동네고양이 연구와 정책을 톺아보며 동물 정책 결정 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관점을 최대한 담아내기 위한 시도를 했다.
조윤주 VIP동물의료센터 부설연구소장은 '서울시 길고양이 중성화사업(TNR)'에 참여하며 분석한 TNR을 통한 개체수 조절 효과를 소개했다. 조 소장은 "길고양이 중성화 비율이 높을수록 어린 고양이 비율은 낮게 나타나며, 이는 개체수 감소로 이어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백승한 부산대 건축학과 교수는 일상생활과 미디어에서 나타난 '고양이와 관계 맺기'에 대해 고찰했고, 민속학자인 노성환 울산대 일본어·일본학과 명예교수는 한중일 각국에서 역사 속 고양이를 불러온 과정을, 이진 호주 커틴대 인터넷학과 조교수는 온라인 커뮤니티 내 고양이 학대와 케어테이커(고양이를 돌보는 사람) 혐오 콘텐츠를 분석했다.
전의령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부교수는 생명을 관리하는 행정기관과 고유한 개체를 돌보는 고양이 활동가의 생명에 대한 관점 차이를 분석했고, 최명애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인간과 다른 동물의 요청에 주의를 기울이고 응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려대 과학기술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권무순씨는 행위자 연결망 이론을 통해 TNR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다뤘다.
잡지는 "고양이 돌봄 활동 또한 연구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동네고양이를 위해 직접 돌보는 활동뿐 아니라 구체적인 기록, 조사를 통한 객관적인 근거와 인문학적 지평을 넓히는 연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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