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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예능엔 왜 예쁘고 잘난 사람만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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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로'부터 '하트시그널4'까지 각종 데이팅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연애 예능은 때로는 공감을 유발하고 때로는 설렘을 자극한다. 그런데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현실 연애'를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을까. TV 속 연애 예능에는 외모가 뛰어나거나 능력 있는 남녀들이 주로 등장한다.
현재 방영 중인 채널A '하트시그널4'는 대표적인 데이팅 프로그램 시리즈 '하트시그널'의 네 번째 시즌이다. 청춘 남녀들이 시그널 하우스에 머물며 썸을 타고, 연예인 예측단이 이들의 심리를 추리하는 모습을 담는다. 출연자 이주미는 변호사, 유지원은 의사, 한겨레는 스페셜티 커피를 개발하고 유통하는 F&B 회사 대표다. 이들을 비롯해 '하트시그널4' 출연자들은 모두 훈훈한 외모로 화제를 모아왔다.
SBS 플러스와 ENA의 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솔로'도 마찬가지다. 대기업 직장인이나 전문직 종사자, CEO 등 화려한 스펙을 지닌 남녀들이 솔로 나라를 찾았다. 재력을 뽐내는 이들도 있었다. MC 데프콘 이이경 송해나는 출연자들의 비주얼을 보고 감탄하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MBN '다시 설렘, 캠핑 인 러브2'는 '사랑 빼고 다 가진 중년들의 연애 예능'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억대 연봉의 약사, 100억 매출을 목표로 하는 광고 회사 CEO 등이 출연자로 나섰다. 프로그램은 예고 영상에서부터 '잘나가는 훈남 CEO와 글로벌 몸짱 미녀까지'라는 자막을 등장시키며 출연자의 능력과 비주얼을 강조했다.
사회 전체로 보면 전문직 종사자나 능력 있는 CEO, 재력가, 연예인 같은 미모를 지닌 남녀가 흔치 않은데도 연애 예능에서는 유독 자주 눈에 띈다. 외모도, 능력도 모두 평범한 보통 사람들의 썸을 그려낸 데이팅 프로그램들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자아낸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본지에 "남자는 능력, 여자는 외모를 보고 뽑는 데이팅 프로그램이 많다"고 귀띔했다.
제작진 입장에서 비주얼적으로 뛰어나거나 능력이 출중한 솔로 남녀의 등장은 분명히 매력적이다. 연애 예능에서 가장 돋보이는 존재는 패널이 아닌 출연자들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찾아 나선 이들의 매력이 프로그램을 향한 호감도를 결정짓는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출연자의 외모나 능력에 열광한다. 열 몇 편, 혹은 그보다 적은 회차의 영상은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남녀들이 가진 내면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내기 어렵다. 초반 회차에서는 참가자들이 촬영장도, 다른 출연자들도 낯설게 느끼는 탓에 특히 드러나지 않는다.
1, 2회를 접한 시청자들은 적은 정보만으로 출연자를 판단하고 그 프로그램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지 말지를 정한다. 출연자가 가진 내면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알리기 힘든 상황 속, 촬영장 밖에서 이미 정해진 능력과 첫눈에 판단 가능한 외모는 시청자의 호감도를 빠르게 이끌어낼 수 있는 요소들이다. 홍진경은 넷플릭스 연애 예능 '솔로지옥' 제작발표회에서 "'난 누구를 만나볼까'라는 생각으로 보신다면 몰입하실 수 있을 거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외모와 능력 자체가 누군가의 연애 판타지를 충족시키고 프로그램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낼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외모, 능력이 평범한 출연자들이 등장하더라도 시청률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시청자 중 젊은 층이 많은데 본방사수보다는 (OTT 등) 다른 방식으로 보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하면서 "외모, 능력이 뛰어날 때 화제가 되고 네티즌들이 온라인상에서 사진을 찾아보거나 댓글을 다는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 평범한 출연자가 등장한다면 화제성이 줄어들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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