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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용 지명수배 포스터'… 법원 "인격권 침해, 700만원 배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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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를 취업 특혜 관련 지명수배자로 취급한 포스터를 만들어 공개한 건 위법하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대통령 아들은 공인이 아닌데도, 포스터 내용은 지나치게 모멸적이란 취지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3부(부장 문광섭)는 최근 준용씨가 정준길 전 자유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정 전 대변인은 19대 대선을 하루 앞둔 2017년 5월 8일 브리핑에서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입사 특혜 의혹을 언급하며 지명수배 전단 형태의 포스터를 공개했다. 포스터에는 눈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한 준용씨 얼굴과 함께 '문준용 국민 지명수배'라는 제목이 붙었다. 문 전 대통령의 대선 표어인 '사람이 먼저다'를 비꼬아 '사람 찾는 것이 먼저다'라는 문구와, '취업계의 신화'라는 표현도 함께 들어가 있었다.
준용씨는 이에 정 전 대변인을 상대로 3,0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정 전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특혜 채용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했으며, 지명수배 전단 형태의 포스터를 제작·배포해 인격권을 침해당했다는 취지였다. 정 전 대변인 측은 "준용씨의 입사 등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충분히 존재한 것을 적시한 것이어서 허위라고 볼 수 없다"고 맞섰다.
1심 재판부는 "정 전 대변인이 문(준용)씨에게 7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브리핑 및 포스터는 의견 표명에 불과해 '허위사실 유포'로 볼 수는 없지만, 인격권 침해는 맞다는 것이었다. 재판부는 "공적 관심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때는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어휘를 선택해야 한다"며 "모멸적 표현으로 모욕을 가하는 일은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정 전 대변인의 브리핑 및 포스터는 준용씨가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고 도주 중인 범죄자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며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모멸적 표현"이라고 밝혔다.
항소심도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항소심은 "유력 대통령 후보의 아들에 관한 특혜 의혹 자체는 공적 관심사라고 할 수 있지만, 아들이 '공인'이 된다거나 비판 과정에서 직접 아들을 향한 모욕적, 경멸적 표현에 관해 공인과 같은 수준으로 위법성 심사 기준이 완화된다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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