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에서 열리는 회담으로 한일 정상 셔틀외교가 12년 만에 복원된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틀간의 실무방문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 및 만찬, 한국 6개 경제단체장 회동 일정을 갖는다. 지난 3월 윤 대통령 방일에 대한 답방이다. 한일 정상이 매년 상대국을 번갈아 방문하는 셔틀외교는 양국 우호의 상징으로 2004년 시작됐지만 위안부, 독도, 신사참배 등 갈등이 불거지면 곧바로 중단되곤 했다. 이번 셔틀외교 재개는 양국 관계가 취약성을 극복하고 안정적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
그제는 양국 국가안보실장이 만나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했다. 3월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한일 경제안보대화 출범을 겸한 자리였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비롯한 안보 현안이 최우선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이달 19~21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및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강도 높은 대북 공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정지 작업이라 더욱 중요하다. 반도체 공급망 협력, 청년세대 교류와 함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도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단번에 해결을 기대하기 힘든 민감한 의제도 꽤 있다. 일본의 과거사 입장 표명, 초계기 갈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이 강제징용 배상 해법 제시와 윤 대통령 방일로 한일 관계의 빈 잔을 채웠으니 이제 일본이 진전된 과거사 반성 및 사과로 남은 잔을 채울 차례다. 도의적 문제를 넘어, 한국 여론에 부응해 양국 관계 회복력을 유지하기 위한 현실적 문제다. 그럼에도 벌써부터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 입장만 반복될 거란 관측이 나와 우려스럽다. 기시다 총리가 선언의 핵심 내용인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과'를 언급하는 등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야 한다.
한일 우호 관계의 지속 여부는 양국이 과거사를 어떻게 다룰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셔틀외교가 단속을 거듭한 이유만 봐도 그렇다. '한일 관계는 90%가 국내 정치'라고들 하는데 역사 문제로 비롯한 감정적 앙금을 해소해야 소모적 고리를 끊고 양국 관계를 안정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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