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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 훔쳐 판 외제차 돌려달랬더니 "2,000만원 달라"

입력
2023.04.25 10:41
수정
2023.04.2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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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간 사이 집 주차장 세워둔 차 도난당해
범인은 이웃 주민... 1,200만원 받고 업자에 팔아
업자 "차 돌려받으려면 2,000만원 달라"

YTN 보도화면 캡처

YTN 보도화면 캡처

여행을 다녀온 사이 집 주차장에 세워 뒀던 외제차를 이웃 주민이 훔쳐간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차주는 이미 매매업자에게 팔린 차를 돌려받으려 하니 2,000만 원을 내놓으라는 요구까지 받았다.

YTN은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 세워 뒀던 외제차를 도난당한 A씨의 사연을 제보받아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가 여행을 다녀온 뒤 주차장에 세워 뒀던 차량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관리사무소에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같은 건물에 사는 40대 남성 B씨가 이틀 전 차량에 접근하는 장면을 확인했다. CCTV 영상에는 B씨가 자연스럽게 외제차 운전석에 올라타 시동을 건 뒤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찍혔다. 차주 A씨는 "어차피 집이어서 안심하고 차에 키를 놔두고 갔었다"고 말했다.

A씨가 직접 B씨를 찾아갔더니 B씨는 "차가 며칠째 그대로 서 있어서 호기심에 접근했는데 차 문도 열리길래 다른 마음을 먹게 됐다"고 털어놨다.

더욱이 B씨는 자신의 빚을 갚기 위해 이미 차를 브로커에게 팔아넘겨 1,200만 원을 챙긴 상태였다. 업자가 보낸 탁송 기사가 차를 가져가는 모습도 주차장 CCTV에 담겨 있었다.

차주 A씨는 업자에게도 연락해 봤으나 업자는 "위성항법시스템(GPS) 제거 작업까지 마쳤으니 차를 돌려받고 싶으면 2,000만 원을 달라"고 되레 요구한 뒤 연락을 끊었다. A씨는 "대한민국 21세기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게 안 믿긴다"며 "당황스럽다"고 매우 황당해했다.

경찰은 CCTV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특정한 뒤 직접 불러 범행 동기를 조사했다. 또 브로커와 업자가 도난 차량인 것을 알면서도 차를 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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