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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이 키운 '가계부채·부동산PF' 부실 폭탄... SVB가 불붙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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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으로 경제 취약 부문의 잠재적 부실 위험이 높아졌다. 빚을 갚지 못할 위기에 처한 고위험가구 비율이 2배 가까이 증가했고, 지역 중소 건설사의 16.7%는 수입을 온전히 이자 갚는 데만 쓰는 한계기업으로 추정된다.
23일 한국은행이 낸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가계대출자의 31.8%가 연체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과다채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뛰어넘을 경우(DSR 40% 초과) 과다채무자로 분류한다. 평균 DSR은 40.6%로, 2018년 연말(40.4%) 이후 4년 만에 처음 40%를 넘겼다. 주요 17개국과 비교하면, 2019년 말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우리나라의 DSR 증가폭은 세계 1위였다. 빚 부담이 가파르게 늘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한은은 올해 가계대출 연체율이 점점 늘어 연말 1%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불과 2년 만에 연체율이 2배 증가하는 것이다. 2021년 말 연체율은 0.52%였다. 1%를 넘기는 것도 2016년 1분기 이후 7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그럼에도 한은은 "전체 대출자의 68.1%가 DSR 40% 이하이고, 연체율도 장기평균(1.26%)을 밑돈다"며 "가계 전반의 부실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고위험가구다. DSR이 40%를 초과하면서, 동시에 재산을 다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하는 가구(DTA 100% 초과)가 해당한다. 이들은 현재 연소득의 1.2배를 벌거나(DSR 116.3%), 보유 자산 가치가 1.6배 더 불어나야(DTA 158.8%) 빚을 겨우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고위험가구의 6.9%는 이미 30일 미만 연체 경험이 있다. 고위험가구 비중은 2019년을 기점으로 하락추세였으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2021년 말부터 지난달 사이 2.7%에서 5%(추정)로 뛰었다.
건설업계도 지난해 1~3분기 동안 상환 능력, 유동성, 안정성이 다소 악화했다. "아직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지만, 부동산 경기 둔화로 인해 일부 건설사는 유사시 부실위험이 대폭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장 건설사 44곳이 부동산 관련 우발채무를 보유하고 있었고, 5곳은 우발채무 규모가 자기자본의 5배를 초과했다. 한은은 특히 "지역 중소 건설사의 경우 유동성 충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2곳이 재무비율이 양호했음에도 사업 부진, 미분양으로 단기 유동성이 부족해 부도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고위험가구와 건설사가 쓰러지면, 비은행권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들의 고객들 중 고위험가구 비중이 높고, 대출 연체율도 이미 은행의 2배를 뛰어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 고객 중 고위험가구는 7.2%지만, 여신전문회사(카드사 등)는 16.6%, 저축은행은 26.6%다. 한은은 "고위험가구는 비은행권에서 주로 신용대출을 받기 때문에 대출자산 회수율이 낮아질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체율의 경우,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2%인 데 반해 여신전문회사와 저축은행은 각각 2.4%, 4.7%에 달했다. 증권사는 특히 PF대출에 취약했는데 지난해 9월 연체율이 8.2%로 다른 비은행권 금융사에 비해서도 확연히 높았다.
한은은 "현재 비은행권의 손실 흡수능력은 양호한 상태"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금융 전반에 불신이 퍼진 상태라, "취약 부분에 잠재된 리스크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금융불안지수(FSI)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위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한은은 대안으로 취약 부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금융사엔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 흡수능력을 키우길 주문했다. 동시에 가계부채를 줄이는 것으로 불안의 뇌관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PF는 "분양을 통해 자금이 공급돼 빚이 청산되는 특성을 고려하면, 부동산경기 연착륙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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