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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새는 대학 실험실에서 첨단 인재가 길러지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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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학문 육성과 미래 인재 양성으로 국가 경쟁력을 뒷받침해야 할 대학이 심각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지방대는 말할 것도 없고 서울과 수도권 주요 대학까지 예외가 아니다. 15년째 등록금이 동결된 영향이 작지 않지만, 재정 문제를 학생에 떠넘긴 채 자구 노력을 소홀히 한 대학과 공적 지원에 인색했던 정부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본보가 취재한 대학의 현실은 참담하다. 수십 년 넘은 낡은 건물이 리모델링 한번 없을 만큼 대학가에 건설공사는 사라졌다. 냉난방이 안 되는 실험실은 신규 장비 도입은커녕 비가 새도 보수 공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교수들은 연구할 공간을 찾아, 학장들은 기부금 받을 곳을 찾아 학교 밖을 전전한다. 대기업보다 적은 연봉에 학교를 떠나는 교수가 부지기수이고 그 자리는 강사가 대체하니, 연구 역량 하락은 당연지사다. 해외 평가에서 우리 대학들 순위가 거의 모두 내리막인데도 디지털 인재 100만 배출을 약속하는 정부 정책은 공허할 뿐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찬반이 갈린 등록금 인상 논의를 내년으로 미룬 상태다. 대신에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를 통해 대학에 1조7,000억 원을 지원하고 유휴 부동산은 수익사업에 활용하게 하는 패키지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 부총리의 설명처럼 “급한 불을 끌 수 있을” 뿐이다. 재정난이 고착화하지 않도록 공적 지원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등록금을 현실화하는 등의 근본적인 대책 논의가 절실하다. 현실을 알지 못한 채 장밋빛 미래만 그린다는 대학 총장의 말을 아프게 새겨야 한다.
아울러 대학들도 재단 전입금과 자체 수입이 늘도록 재정 구조 개선에 힘을 쏟기 바란다. 전국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율은 53.5%(2021년)에 이른다. 학령인구 감소와 산업구조 급변에 따른 구조조정은 외면한 채 재정을 등록금에만 의존해 왔다는 비판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지난해 4년제 대학의 연간 등록금은 평균 676만3,100원이었다. 학생들에겐 이것도 큰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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