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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연임 앞둔 KT의 정권 눈치 보기? 통일TV 폐쇄·천공스님 강연 송출 논란 휩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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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정권 눈치 보기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KT의 초고속인터넷TV(IPTV)를 통해 서비스됐던 북한 콘텐츠 중심 채널은 송출이 중단된 반면, 천공스님 강연은 콘텐츠를 내보내는 방안이 논의되면서다.
KT는 3월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이 결정되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데,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선택에 따라 구 대표 연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KT가 '정권 눈치 보기' 하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18일 IPTV 서비스인 지니TV에서 통일TV 채널을 송출 중단했다. 통일TV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찬양하고 북한 이념과 체제가 우월한 것처럼 선전했다는 이유에서다.
통일TV는 진천규 대표가 2017년 개인 자격으로 방북해 취재한 북한 현지 모습을 콘텐츠로 만들어 24시간 편성했던 전문채널이다. 현재도 통일TV 유튜브 채널에선 조선중앙텔레비전방송에서 일부를 발췌한 콘텐츠를 볼 수 있다.
2019년 1월과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두 차례 채널 사업자 등록을 신청했지만 방송법 제6조 '방송의 공익성을 심히 저해할 우려' 사유로 모두 불가 통보를 받았다. 북한 관련 내용을 다루는 만큼 국가보안법 등이 문제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통일TV는 2020년 11월 세 번째 도전에 나섰고 2021년 5월 정식 사업자 등록을 땄다. 본격 방송은 지난해 8월부터 올레tv(현 지니TV) 채널 262번을 통해 나갔다. 그러다 5개월 만에 방송이 멈춘 것.
진천규 대표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KT와 통일TV는 1년 단위 자동 갱신 재계약을 맺었다"며 "만약 콘텐츠 내용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양측이 해당 부분에 대해 상호 협의키로 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KT는 그동안 어떤 문제 지적도 없다가 느닷없이 실무자 3명이 찾아와 송출 중단을 통보했다"며 "이런 일방적 송출 중단은 케이블 방송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을 지낸 김진향 통일TV 협동조합 이사장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5년 준비 끝에 문을 연 통일TV가 KT의 '방송공급 해지 및 송출중단' 통보 두 시간 만에 방송 중단됐다"며 "관련 기관에서 뭔가 얘기가 있었지 않겠느냐"고 적었다. KT가 정부 눈치를 보느라 북한 관련 콘텐츠가 핵심인 통일TV를 방송 채널에서 뺀 것 아니냐는 것이다.
KT의 정권 눈치 보기 논란은 지니TV에서 송출 중인 JBS TV에 천공스님 강연이 편성되면서 불이 붙었다. 당초 JBS TV는 이날부터 해당 강연 영상을 내보내려 했지만,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KT 측과 협의를 거쳐 방송 편성을 취소했다.
JBS TV는 지니TV 심사를 거쳐 정식으로 856번 채널에 자리를 잡았다. 이런 채널에 천공스님 강연이 방송된다는 것이 알려지자 통일TV 폐쇄와 대비를 이루며 각종 뒷말들이 만들어졌다. 천공스님의 일거수일투족이 꾸준히 관심을 받는 상황에서 3월 KT 주총을 앞두고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이사장은 SNS에 "올레TV에 채널을 개설하려면 기존 채널이 하나 사라져야 한다"며 통일TV 송출중단을 JBS TV 송출을 위한 밑작업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KT는 모든 논란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통일TV 폐쇄와 천공스님 강연 논란 모두 우연히 시기가 맞물렸을 뿐, 별개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우선 통일TV의 경우 방송 내용 자체가 친북 성향을 보여 방송법 등 여러 법률을 따르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KT 측은 구체적으로 문제가 된 방송 내용을 공개하진 않고 있다. 다만 방송 내용에 '김정은 총비서가 집권한 지 10년, 가장 앞세운 화두는 인민대중 제일주의였다'와 같은 북한 매체의 설명이 그대로 들어간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천공스님 강연의 경우, 실제 방송이 되기 전 JBS TV가 신청한 콘텐츠 성향과 달라 양측 협의를 통해 편성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KT 측에 따르면 JBS TV는 국악 등을 핵심 방송 소재로 심사를 받았다. 또 케이블 이용자 누구에게나 개방된 일반 채널이 아니라, 특정 커뮤니티 가입자들만 이용할 수 있는 '폐쇄형 회원제 그룹(CUG) 채널'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KT 측은 천공스님 강연이 송출되기 전 상황을 알고 대책을 세운 것 자체가 KT의 IPTV서비스 콘텐츠 심사 필터링이 제대로 작동한 사례라는 반박이다.
또 'JBS TV 송출을 위해 통일TV를 폐쇄했다'는 김 이사장 주장에 대해서도 "통일TV는 일반 케이블 채널, JBS TV는 CUG 채널로 전혀 별개"라며 "사실 관계 자체가 틀렸다"고 맞대응했다. KT는 특히 구 대표 연임이 결정되는 3월 주총을 앞두고 정권 눈치 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 "오비이락(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같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주총이나 정권과 관계없는 자체적인 콘텐츠 사업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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