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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시진핑 한국 올 차례"...싱하이밍 "무슨 순서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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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다음 정상회담 장소를 놓고 양국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외교부가 13일 "시 주석이 방한하는 게 순서상 맞다"고 하자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14일 "순서는 무슨 순서가 있느냐"며 윤 대통령의 방중을 은근히 압박했다.
싱 대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중수교 30주년, 성과와 전망' 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정상의 상대국 방문을 두고) 외교 채널을 통해 여러 좋은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외교부는 12일 박진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화상회담이 끝난 직후 "시 주석의 방한 등 정상 간 교류 모멘텀이 계속 이어지도록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이 먼저 시 주석 방한을 요청했고, 왕 부장은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후속 회담이 성사된다면 장소는 당연히 한국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회담 발표문에 시 주석 방한과 관련한 내용을 쏙 뺐다. 한국과 중국이 자국 정상의 상대국 방문에 대해 서로 딴소리를 한 셈이다.
외교 관례상 회담은 서로 번갈아 열리기 마련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2017년과 2019년 중국을 두 차례 방문했다. 반면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7월 방한 이후 8년이 넘도록 한국을 찾지 않았다.
자연히 시 주석이 한국을 방문할 차례이지만 중국은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왔다. 오히려 문 전 대통령에 이어 윤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재차 요청하면서 버티는 듯한 모양세다.
싱 대사는 양국 국민감정이 악화된 책임을 이번에도 한국 언론에 떠넘겼다. 그는 포럼 모두발언에서 “일부 언론이 조회수를 늘리려고 부정적 정보에 초점을 맞추거나 과장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런 보도가 양국 민심을 더 부정적으로 유도할까 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또 “두 나라 네티즌은 오해나 사소한 일 때문에 불필요한 언쟁을 벌이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양국 경제와 정치, 문화 분야 협력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싱 대사는 지난 2월 언론 인터뷰에서도 "일부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불길에 기름을 부었고, 심지어 일부 한국 언론 매체는 중국 정부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비난하고 있다"며 "이는 매우 위험하며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쇼트트랙 편파 판정 시비와 한복 논란 등으로 국내에서 반중 감정이 악화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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