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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역사 뒤엔 그들의 헌신이 있었다… 벤투 사단의 숨은 조력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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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알라얀의 기적’으로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하자 누구보다 기뻐한 이들이 있다. 바로 음지에서 묵묵히 태극전사들을 뒷바라지해 온 지원 스태프들이다.
대표팀은 지난달 24일(한국시간)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1차전부터 6일 브라질과의 16강전까지 12일 동안 총 4경기를 치렀다. 사흘에 한 경기꼴이다. 특히 브라질전은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3차전 접전 이후 고작 72시간 쉬고 경기에 나서야 했다.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벤투호는 소집 당시부터 ‘부상병동’이나 다름없었다. 카타르 월드컵이 겨울에 열리면서 유럽파는 시즌 중, K리거는 시즌을 갓 마치고 월드컵을 맞았다. 그렇다 보니 성한 선수가 없었다.
결국 탈이 났다. 손흥민(토트넘)은 안와골절 수술을 받았고, 황희찬(울버햄튼)은 왼쪽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 부상에 허덕였다. 김민재(나폴리)는 소속팀의 모든 경기를 풀타임 소화한 후 카타르에 입성하다 보니 이미 부상 경고등이 켜 있는 상태였다. 햄스트링이 불편했던 김진수(전북)는 우루과이전 후 “진통제를 먹고 뛰고 있는데 나뿐 아니라 우리 팀 많은 선수가 진통제를 먹고 뛴다. 안 아픈 선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이렇다 보니 대표팀의 '공식 치료실'도 문전성시였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월드컵에서 치료실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한국에서 공수해 온 체외충격파치료기, 냉압박치료기, 공기압치료기 등 의료장비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수준으로 갖췄다.
팀 닥터 2명과 함께 의무트레이너 5명이 치료실을 운영하며 선수들의 몸 상태를 점검했다. 오후 11시까지 치료실을 운영키로 했지만 이 시간을 넘길 때가 허다했다. 사실상 벤투호의 치료실 불은 대회 기간 내내 꺼지지 않았다.
90분 넘게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이 컨디션 회복을 위해서는 치료 못지않게 ‘밥심’도 중요하다. 이에 축구협회는 김형채 조리장과 신동일 조리사를 카타르에 파견, 영양식에 많은 공을 들였다. 김 조리장과 신 조리사는 2010년 남아공 대회부터 카타르 대회까지 손발을 맞추고 있는 월드컵 단골 셰프다. 그간 아프리카와 남미 등 음식 공수가 쉽지 않은 지역을 거치면서도 한 번도 영양과 손맛을 놓친 적이 없다.
이번 대회에선 조리팀의 어깨가 더욱 무거웠다. 카타르는 이슬람교 율법을 따르는 나라라 돼지고기 섭취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삼겹살을 포함해 돼지고기로 만든 각종 요리가 금지되면서 조리팀은 소고기와 닭고기, 오리고기 등 다른 육류를 활용한 식단으로 맛과 함께 선수들의 부족한 에너지를 채웠다.
숨은 조력자들의 고생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들은 16강 확정 후 이들에게 달려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캡틴’ 손흥민은 포르투갈전 후 숙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 조리장의 품에 얼굴을 파묻으며 한참을 안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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