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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6년 만에 파업 돌입...장기화 시 시민 불편 가중

입력
2022.11.29 23:05
수정
2022.11.29 23:1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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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놓고 노사간 이견 못 좁혀
노조, 30일 출정식 열고 총파업 돌입
서울시, 2단계 비상수송대책 가동
노사 및 서울시 부담 커져 대화 재개할 듯

명순필 서울교통공사 노조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에서 노사협상 결렬 관련 입장을 전하고 있다. 뉴시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 노조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에서 노사협상 결렬 관련 입장을 전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사측과 노조 간 교섭이 파업 예고일 하루 전인 29일 최종 결렬됐다. 최대쟁점인 인력 감축안을 사측에서 유보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거절하면서, 서울지하철은 2016년 이후 6년 만에 총파업을 하게 됐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양대 노조로 이뤄진 연합교섭단 측은 이날 오후 10시쯤 "회의를 거쳐 최종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며 "내일 총파업 출정식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30일 오전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이날 오후부터 진행된 마지막 협상에서도 최대 쟁점이었던 '구조조정'에서 노사는 접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한때 사측이 '원안 수정 불가'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타결 물꼬가 트였다는 얘기가 흘러나왔지만, 노조는 "지난해 합의문보다 후퇴된 안"이라며 수용하지 않았다. 공사는 ‘구조조정안' 시행은 유보하고, 기존 합의사항인 장기결원인력 충원 및 승무 인력 증원은 내년 상반기 내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도 사측은 전체 인력의 약 10%(1,539명)를 감축하는 ‘경영개선안’을 내놨다. 이에 노사대립이 격화되자 ‘재정위기를 이유로 강제 구조조정이 없도록 한다’는 합의를 체결해 파업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공사가 올해 9월 ‘경영효율화’를 명목으로 재차 구조조정을 시사하는 임금교섭안을 노조에 통지하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2016년 성과연봉제 반대 총파업 이후 6년 만의 지하철 파업을 앞두고 서울시는 비상수송대책 시행에 나섰다. 퇴직자와 협력업체 직원 등 1만3,000여 명을 투입해 지하철 수송 차질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오전 7~9시 출근시간엔 지하철을 정상운행하고, 오후 6~8시 퇴근시간과 낮 시간대엔 각각 평상시 운행률의 85.7%, 72.7% 수준을 유지한다.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지 않는 9호선도 일부 구간(신논현역~중앙보훈병원역)을 제외하고 운영도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파업 장기화다. 시는 다음 달 7일 이후에는 비혼잡 시간대 운행률을 67.1~80.1% 수준으로 낮추는 대신 △출∙퇴근 시간대 시내버스 359개 노선 집중배차를 30~60분 연장하고 △지하철 혼잡 역사에 전세버스 배치 △자치구 통근버스 활성화 등을 병행한다. 지난 10일부터 부제가 전면 해제된 개인택시 운행도 독려한다. 하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더구나 공사와 일부 노선을 공유하고 있는 코레일 노조도 다음 달 2일부터 인력 감축 및 철도 민영화 정책 중단을 요구하는 총파업을 예고해, 연말 교통대란 걱정을 더 키우고 있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노사는 물론 서울시도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어, 조만간 노사 간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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