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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롯데건설 돕자며 계열사들도 돈 풀었다...'재계 5위' 롯데 비상등 켜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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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5위 롯데그룹에 비상이 걸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꽉 막히면서 위기에 빠진 롯데건설의 자금줄을 되살리기 위해 다른 계열사들이 출혈을 감수하며 총출동하고 있다. 그룹 측은 현금이 충분하다며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건설에 자금을 투입하다 유상증자까지 단행한 롯데케미칼의 주가는 22일 전일 대비 6,000원(3.45%)이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롯데지주 등에 따르면 최근 롯데건설발 자금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롯데건설의 1대 주주인 롯데케미칼(43.79%)이 가장 큰 부담을 나눠 졌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이 지난달 18일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지분율에 따라 879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롯데건설의 2대 주주인 호텔롯데는 861억 원, 롯데알미늄은 199억 원을 냈다. 롯데케미칼은 여기에 지난달 20일 롯데건설에 추가로 5,000억 원도 3개월 동안 빌려주기로 했다.
롯데건설에 약 6,000억 원을 투입한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의 인수 대금 2조7,000억 원까지 마련해야 해 자금 부담이 큰 상황. 롯데케미칼은 18일 1조1,000억 원대 유상증자를 발표했고,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인수 대금 2조7,000억 원 중 1조7,000억 원은 바깥에서 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의 도움만으로는 부족하자 롯데건설은 이달 들어서 롯데정밀화학에서 3,000억 원을, 롯데홈쇼핑에서 1,000억 원을 빌렸다. 또한 롯데건설은 18일 이사회를 열고 하나은행에서 2,000억 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1,500억 원 등 총 3,500억 원을 차입하기로 의결했는데, 롯데건설이 돈을 갚지 못할 때를 대비해 계열사인 롯데물산이 자금보충 약정을 하기로 했다.
롯데그룹 계열사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도 차가워지고 있다. 이날 메리츠증권은 롯데케미칼에 대해 최근 결정한 1조 원대 유상증자로 주주가치가 훼손될 것이라며 이 회사의 목표 주가를 기존 24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낮췄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6일 롯데케미칼, 롯데지주, 롯데렌탈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앞선 10일 한국신용평가도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쇼핑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민유성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롯데케미칼에서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며 자금 소요가 많이 확대됐는데 롯데지주에서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 지원을 해주고 있다"며 "이로 인해 롯데지주의 이중레버리지 비율이 증가하는 등 자체 재무 부담이 확대되고 있어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위기 상황이 수습 국면이라는 입장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와도 롯데는 차입을 할 수 있는 형제·자매(계열사) 들이 있어 흔들릴 상황이 아니다"라며 "전체 그룹 내부에 현금성 자산이 15조원 이상으로 부채의 70% 이상은 1년 이후 갚는 장기 부채이므로 충분히 1년을 버틸 수 있다"고 자신했다. 롯데케미칼도 전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롯데건설의 리스크가 상당한 수준으로 해소됐다고 판단한다"라며 "대여금의 만기는 오는 1월 18일로 현재로서는 만기 연장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밝히며 주주들을 달랬다.
이번 롯데건설발 자금 유동성 위기는 롯데그룹의 인사에도 영향을 미쳐 보통 12월 1일자로 시행되는 그룹 임원 정기 인사는 보름 가량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임기가 내년 3월 말까지였던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날 스스로 물러났다. 후임 사장으로는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사장)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하 대표의 사표 처리 및 후임 인사 선임은 조만간 열릴 롯데건설 이사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라며 "롯데건설 이슈로 인한 후속 인사들을 다시 짜야 하기 때문에 그룹의 정기 인사 시점 또한 뒤로 밀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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