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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쏴도 헛도는 안보리… 목소리 높이는 핵무장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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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하자 국내에서 '핵무장론'에 다시 목소리가 실리고 있다. 최고수위의 대응만이 북한의 무차별 도발에 맞설 수 있다는 논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제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외교적 해법의 한계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유엔 안보리는 21일(현지시간) 북한 ICBM 문제를 다룰 공개회의를 열 예정이다. 한국은 안보리 15개 이사국은 아니지만 '직접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한다. 다만 토의는 하되 표결권한은 없다.
문제는 안보리에서 뾰족한 대책을 내놓기 어렵다는 점이다.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북한을 두둔하는 중국과 러시아, 어느 한 국가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안건을 통과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북한이 올해에만 7차례 ICBM을 쐈지만 안보리는 도발을 막지 못했다.
한미 양국은 무력시위로 대북 압박수위를 높였다. 19일 미 전략폭격기 B-1B를 한반도 상공에 다시 투입했다. 하지만 도발 억제에는 한계가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0일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가) 연례행사처럼 됐기에 북한으로서는 지나가는 소나기 정도로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북한 노동신문은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과 핵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 한 우리는 핵무력 강화의 길에서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행성 최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보유국, 이 말이 안고 있는 무게는 실로 거대하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에 맞서 전문가들은 '핵자강'을 재차 주장하며 군불을 뗐다. 미국의 전술핵을 국내에 배치하거나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게임체인저'만이 수세에서 벗어나 북한의 핵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국제사회의 오랜 제재와 압박에도 북한은 끄덕 안 한다”면서 "전술핵 재배치 등을 검토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언론 인터뷰에서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확장 억제 의지가 약해지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핵무장이 필요하다"면서 "핵은 보수진영만의 어젠다가 더는 아니며 핵이 있어야 북한도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을 지낸 온건파로 분류된다.
하지만 미국이 선을 긋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전술핵 재배치나 자체 핵개발은 요원한 일이다.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하는 명분인 '핵확산금지조약(NPT)'을 근간부터 흔들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정 실장은 “(ICBM 시험발사 성공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더 위협하게 됐다"면서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북한은 미국보다 가까운 남한을 대상으로 군사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을 얼마든지 설득할 수 있다는 논리다.
북한의 '뒷배'인 중국 또한 정부가 공략할 포인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팃포탯(tit for tat·맞대응) 전략으로는 북한 도발 국면을 전환할 수 없다는 게 확인됐다"면서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는 결국 중국밖에 없는 만큼 분위기를 조성해 가교 역할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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