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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공무원 죽음에…이재명 "정부, 현장 인력 심리 지원도 신경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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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 때문에 이태원 안전센터에 들렀다가 참사 현장을 잠깐 봤다. 그 골목을 차마 쳐다볼 수가 없었다. 쓰러지는 줄 알았다. 그분들 중에 한 분이라도 다시 살릴 수 있었다면 하는 죄책감이 든다."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소방공무원들의 기자회견장.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출동했던 한 소방관은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다 눈시울을 이내 붉혔다.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서 초동 대응에 나섰던 소방관, 경찰, 응급 의료진이 참사 이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처참한 현장을 목격한 충격에,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까지 더해져서다. 공무원들은 참사 이후에도 사태 수습을 위해 관련 업무를 지속할 수밖에 없어 심리적 압박감은 더 크다.
이태원 참사 현장을 진두지휘했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직간접적으로 이태원 참사 업무에 관여된 공무원들이 목숨을 끊는 일도 이어지고 있다. 인파 사고가 우려된다는 정보보고서를 삭제토록 지시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던 용산경찰서 간부, 서울시 안전 담당 부서 간부도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정부가 현장 대응 인력의 심리치료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사회적 참사는 희생자와 그 가족은 물론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기기 마련"이라며 "경찰관, 소방관, 응급의료진 등 현장 대응인력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최전선에서 사고를 수습했던 만큼 시급한 심리치료 대상에 가깝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현장 대응 인력에 대한 정부 심리 지원 대책의 미비점을 지적하며 보건복지부의 공문과 가이드라인 사진을 찍어 첨부했다.
먼저 보건복지부가 발송한 '이태원 압사사고 관련 재난심리회복지원 철저 요청' 공문을 보면, 재난 심리 회복 지원 대상으로 '유가족, 부상자 및 가족, 사고 목격자 등'으로만 기재돼 있다. 보건복지부와 국가트라우마센터가 발행한 '이태원 사고 통합심리지원단 심리지원 가이드라인'에도 지원대상은 '유가족, 부상자 및 가족, 목격자, 일반 국민' 등으로만 적혀 있다. 명시적으로나마 현장 대응 인력은 대상에서 빠져 있다.
이 대표는 "다행이 '심리지원안내 실적양식'에는 대상자로 현장 대응 인력이 포함돼 있으나, 주무부처의 공문과 가이드라인에서 빠진 탓에 일선 현장에서의 혼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작은 빈틈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사고를 반복적으로 목격할 가능성이 높은 현장 대응인력의 경우 그때그때 치유하지 않으면 트라우마가 누적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미 이태원 참사 관련 공직자 두 분이 숨을 거두는 안타까운 비극이 발생했다"고 짚으며 정부가 현장 대응 인력에 대한 심리지원을 명문화하고 적극적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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