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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사·탈선 사고에도... 공공기관 평가 100점 중 '안전'은 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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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태원 참사, 무궁화호 탈선 등 안전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지만 정부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안전 관련 배점을 오히려 축소했다. 명분은 공공기관의 고질인 방만 경영 개선이다. 아무리 강조해서 지나치지 않은 안전이 홀대받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6일 발표한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편람'을 보면, 총점 100점 가운데 사회적 가치 구현 분야는 기존 25점에서 15점으로 깎였다. 사회적 가치 구현 내 안전 부문 배점 역시 4점에서 2점으로 반토막났다.
이번에 개정한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표는 올해 실적을 평가할 때 쓰이고 최종 성적은 내년 6월 확정된다. 공공기관은 경영평가 지표를 일종의 '운영 지침'으로 여긴다. 경영평가 편람에서 제시한 지표를 잘 지킨 공공기관일수록 높은 점수를 받아 성과급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 부문 점수가 줄어든 건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공공부문 긴축에 따라서다. 현 정부는 공공기관이 가진 과도한 빚을 줄이기 위해 자산 매각, 정원 감축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착수했고 경영평가 지표에도 이런 기조를 반영했다. 실제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표 중 재무관리·업무효율 분야는 기존 10점에서 20점으로 올라갔다. 사회적 가치 구현 분야 배점이 줄어든 만큼 늘어난 것이다.
공공기관 안팎에선 공공기관 부채도 해소해야 할 대상이긴 하나, 안전 부문 역시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공기관 내 재해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당장 무궁화호 탈선 사고의 주체인 코레일(한국철도공사)만 해도 올해 작업 도중 숨진 노동자가 4명에 달한다. 또 재무 성과 등을 강조하면 공공기관으로선 눈에 보이는 실적을 내기 어렵고 비용은 투입해야 하는 안전 투자를 외면할 수 있다.
남태섭 한국노총 전국공공산업노조연맹 정책기획실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공공기관은 수익성, 효율성과 관련한 지표 중심으로 기관을 운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안전에 무관심해질수록 여전히 사고가 많은 도로, 철도, 발전소 등에서 '제2의 김용균'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안전 배점을 줄였지만 방어책이 있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측은 "공공기관 위법 행위가 발생하면 안전 부문은 배점의 20%인 최하 등급보다 더 낮은 0점 부여도 가능해 평가시 변별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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