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잘돼야 삼성도 잘된다"…'회장 이재용' 첫 행보, 28년 광주 협력사 방문

이재용, 회장 취임 첫 행보로 28년 협력사 방문
상생경영·미래동행 경영 가치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 오후 광주광역시 평동산업단지에 있는 협력회사를 방문해 직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28년 협력사를 방문했다. 부회장 승진 10년 만에 회장에 오른 이 회장이 상생경영 의지를 강조하면서 '이재용표 삼성' 만들기도 본격화했다.

이 회장은 28일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협력사 '디케이(DK)'를 찾았다. 디케이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와 28년 전부터 함께해 온 협력사다. 냉장고·세탁기·건조기·에어컨 등 철판 가공품 등을 공급 중이다. 별도의 회장 취임식도 하지 않았던 이 회장이 취임 후 첫 번째 현장 일정으로 협력사를 찾은 것은 '상생경영, 미래동행'이라는 경영 철학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디케이 생산시설을 둘러보면서 "협력사가 잘돼야 우리 회사도 잘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디케이는 1993년 사업을 시작했고, 1994년부터 삼성전자와 거래를 시작하면서 사업 규모가 커졌다. 삼성전자와 첫 거래 당시에는 매출액 7억5,000만 원, 직원 수 1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매출액 2,152억 원, 직원 수 773명으로 각각 287배, 77배 성장했다.

이 회장은 평소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상생'의 가치를 주요 경영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1차 협력사는 700여 곳이이다. 협력사에 종사하는 직원만 37만 명으로 거래 규모는 연간 31조 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자금과 기술 등을 지원하고 있다. 2010년에는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2018년부터는 최저임금 인상분을 납품 단가에 반영했다. 올해 9월 기준 삼성전자가 보유한 특허 1,900여 건을 무상으로 양도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 오후 광주광역시 평동산업단지에 있는 협력회사를 방문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협력회사 방문에 앞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도 찾았다. 연합뉴스

이날 이 회장은 삼성전자 광주사업장도 방문했는데, 여러 사업장 중 광주를 가장 먼저 방문한 것에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최근 급격한 물가상승과 고금리,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컴퓨터, TV 등 주요 전자제품 소비가 급감하는 만큼, 가전사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고심할 것이란 관측이다. 광주사업장은 삼성전자 프리미엄 가전제품 생산의 핵심 기지다.

이 회장은 광주사업장 내 '삼성 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를 방문해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격려했다. 2018년 시작된 SSAFY는 삼성의 대표적인 동행 프로그램이다. 삼성의 소프트웨어 교육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양질의 소프트웨어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까지 3,678명이 SSAFY 교육 과정을 수료했고 2,999명이 800개의 기업에 취업해 82%의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