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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박지원 원장 이전에는 첩보 삭제 지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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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이전에 국정원장의 첩보 삭제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는 국정원 내부 증언이 26일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당시 박 전 원장이 이례적으로 보고서 삭제에 관여했다는 것이다. 국정원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 동향을 사전에 분석하고도 관계 부처에 늑장 전파했다고 볼 만한 정황도 드러났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유상범 의원은 이날 국정원 국정감사 종료 후 브리핑을 통해 "(국정원) 담당 국장은 박 전 원장 지시 이전에 본인이 근무하는 동안 국정원장으로부터 직접적인 첩보 삭제 지시는 받은 적이 없다 답했다"고 말했다. 서해 피격 사건 관련 '보고서 삭제' 의혹에 대해 질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답변이다.
박 전 원장은 당시 국정원 첩보 관련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해 피격 사건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에도 '46건의 국정원 자료 무단 삭제'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삭제 지시가 전례 없는 일이라면, 부당한 지시였다는 쪽에 더욱 힘이 실린다.
국정원 관계자는 국감에서 첩보를 관리하는 서버가 두 개 있다고 설명했다. 저장·배포용 서버와 국정원 메인 서버다. 더불어민주당 간사 윤건영 의원은 "메인 서버는 보고서 삭제가 불가능하고, 다른 서버에선 가능하다는 말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서해 피격 사건과 관련) 감사원 발표에 나온 자료 46개 삭제와 관련해 국정원장이 임의로 삭제는 가능하지만, 이전까지 국정원장이 그런 일을 지시한 바는 없었다는 답변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내용은 박 전 원장에게 유리한 정황이 될 수도 있다. 그는 "첩보 삭제를 지시했더라도 메인 서버에 남기에 무의미하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다만 국정원은 '임의 삭제가 가능하다'는 내용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추가 입장을 내고 박 전 원장 지시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메인서버에 저장된 첩보 삭제는 기술적으로 가능하나 삭제시 사실상 복구가 불가능하며 정당한 이유 없는 삭제는 위법행위"라는 것이다.
감사원 감사를 통해 불거진 '중국 어선' 의혹도 언급됐다.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서해 표류 당시 간체자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고, 근처에는 중국 어선이 있었다는 점을 군 당국이 파악했다는 점에서 비롯된 의혹이다.
국정원은 이에 대해 "(이씨의) 중국 어선 탑승 관련 증거는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중국 어선이 해상에서 이씨를 발견해 배에 태웠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김규현 국정원장은 "국내에 그런 조끼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혀 여지를 남겼다.
한편 미국의 IRA 법안 처리 과정에서 국정원은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은 "사전 동향은 8월 12일 미리 파악했으나, 연휴가 있어 실제 관련 부처엔 (관련 내용이) 8월 16일 배포됐다"며 "국정원도 (미국) 상원에서 (IRA가) 긴박하게 통과되는 것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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