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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표 '플랫폼 자율규제' 제동 걸리나…군불 때는 정치권·긴장하는 IT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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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카카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정치권에선 카카오·네이버 등 플랫폼 사업자를 향한 규제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1등 플랫폼을 다투는 카카오조차 재난 대응 능력이 부끄러운 수준으로 드러난 만큼, 국민적 이익을 고려해 제도적 규제와 독점 해체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데이터센터(IDC)의 경우 이번 경기 성남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에서 보듯 단 한 번의 불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취약성이 확인된 만큼 관리 감독을 강화할 필요성과 함께 관련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국회와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이번 카카오 사태를 기점으로 국회에선 플랫폼 규제 강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당초 윤석열 정부는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 우아한형제 등 주요 플랫폼 기업이 참여하는 '플랫폼 자율규제'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플랫폼 업계도 정책에 적극 호응했지만, 카카오 사태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장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선 카카오 사태의 핵심인 SK C&C와 카카오, 네이버 주요 임원을 국정감사에 소환했다. 또 2년 전 국회에서 좌초된 방송통신발전법 개정안도 다시 입법 추진된다. 이 개정안은 네이버, 카카오 등 부가통신사업자와 IDC를 국가 재난관리 체계에 포함하는 내용이다. 이 법이 통과되면 부가통신사업자와 IDC는 구체적 재난 대응 매뉴얼과 후속 조치 등을 마련해야 한다. 또 정부가 직접 관리 감독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20대 국회에서 추진됐던 해당 법안은 과방위에선 통과됐지만 플랫폼 기업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자동 폐기됐다. 이날 과방위 야당 간사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현재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에는 재난 관리 기본 계획 대상에 부가통신사업자가 없다"면서 "(법안이 있었다면) 예방 차원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대처가)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안을 성안해 놓은 상태이고 조만간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며 재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정무위원회에선 플랫폼 독점 완화를 해소하기 위한 논의가 예고됐다. 카카오톡이 국내 메신저 시장의 90%를 장악하는 등 독점적 시장 지배력이 재난 대응에 대한 투자 등을 위축시킨다는 인식이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통화에서 "카카오 사태는 플랫폼 자율규제가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 사례"라며 "정무위에서 자율규제 폐지, 제도적 규제 강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 플랫폼과 IDC 관련 규제 강화 움직임이 일자 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 시작된 자율규제 움직임에 기대를 걸었던 플랫폼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자율규제가 자리 잡으면 잘못을 저지른 사업자를 시장에서 퇴출시킬 수도 있다"면서 "자율규제가 더 실효적인데 한 번의 사건으로 정책이 회귀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IDC업계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IDC는 미래 먹거리와 데이터 산업의 핵심으로 각광 받으며 성장했다. 현재 국내에는 156개의 IDC가 있고, 주요 통신사와 건설사 등이 투자를 진행 중이다. IDC업계 관계자는 "2025년까지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이 약 1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지나친 규제는 산업 경쟁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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