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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전 '잃어버린 명분'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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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북전쟁 남군 사령관 로버트 리(Robert E. Lee)가 1870년 10월 12일 숨졌고, 그에 대한 우상화가 시작됐다. 그는 기독교적 이상에 충실했던 군인이며, 노예제가 아니라 자신의 땅 즉 산업화한 북부와 다른 남부 전통의 미국을 지키기 위해서 싸웠다는 신화. 내전 원인을 노예제 갈등으로 치환하는 것은 ‘북부는 선, 남부는 악’이라는 ‘승자의 역사’이며, 진짜 원인은 연방 지배로부터 남부의 독립과 기독교 전통을 수호하려는 의지였다는 주장. ‘K.K.K’류의 극단적 백인우월주의자들과 별개로, 남부 정체성을 중시하는 보수 기독교 백인집단의 아이덴티티 중심에 저 신념, 즉 ‘잃어버린 명분(Lost Causes)’이 있고, 로버트 리가 있다.
리는 버지니아 명문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조지 워싱턴과 함께 미국 독립과 건국 과정에 간여한 뒤 버지니아 주지사를 지낸 인물이었다. 리는 미 육사를 단 한 건의 벌점 없이 차석으로 졸업한 뒤 임관해 멕시코전쟁을 거쳐 육사 감독관으로 재직했고, 1861년 내전 직후 남부연합 대통령(Jafferson Davis)의 군사고문이 됐다. 1862년 총사령관을 맡아, 평가는 엇갈리지만, 탁월한 전술과 리더십으로 남군 진영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865년 항복한 뒤 버지니아 렉싱턴의 워싱턴대 총장을 맡아 학교 부흥에 기여하다 5년 뒤 뇌졸중으로 숨졌다. 직후 대학은 ‘워싱턴 & 리 칼리지’로 교명을 변경했다.
그가 노예제에 반대했다는 주장은 물론 허위다. 1856년 한 편지에 그가 “노예제는 윤리적 정치적 악”이라 쓴 일이 흔히 근거로 제시되지만 그 역시 의도적 편집의 결과다 . 이 구절 뒤에 그는 이렇게 썼다. “하지만 나는 그것(노예제)이 흑인보다는 백인에게 더 큰 악이라 생각합니다.(…) 흑인들은 아프리카에서보다 여기서, 윤리적으로나 사회적, 육체적으로 비교할 수 없이 나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노예해방은(…) 기독교 정신의 변질과 약화로 인해 비롯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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