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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인사가 북송 독촉" 검찰 진술 확보…'윗선' 수사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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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동료 살해 사실을 자백하며 귀순 의사를 밝히는 탈북어민의 진술 녹화 영상과 북송 조치를 독촉하는 청와대 인사의 전화가 있었다는 국가정보원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서훈 전 국정원장과 함께 고발된 김준환 전 국정원 3차장과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을 조사하는 등 본격적인 '윗선' 조사에 돌입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 이준범)는 20일 김 전 차장과 김 전 장관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전 차장은 지난 7월 서훈 전 원장 및 국정원 대공업무를 담당한 박모 전 국장과 함께 국정원에서 고발된 핵심 피의자다. 김 전 차장은 2019년 11월 박 전 국장에게 중앙합동정보조사 보고서에 '대공 혐의점 없음 결론'을 적시하게 하고, '강제수사 건의' '귀순' 용어 삭제 등 허위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통일부 수장이었던 김 전 장관은 강제북송 의사결정에 관여한 직권남용 등 혐의로 북한인권정보센터(NKDB)와 국민의힘으로부터 고발됐다.
검찰은 피고발인 조사에 앞서 국정원에서 탈북어민들에 대한 중앙합동정보조사 녹화 영상을 제출받아 분석해왔다. 영상엔 이들이 북송될 것을 예견한 듯 조사 초기엔 비협조적으로 임하다가, 귀순 가능성에 눈물을 흘리며 동료 살해를 인정하고 귀순 의사를 밝히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탈북어민들이 판문점 이송 후 눈가리개를 풀기 전까지 북송 사실을 몰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 관계자들 조사 과정에서 청와대 고위급 인사가 국정원 측에 연락해 "왜 빨리 북송 처리를 하지 않느냐"는 질책과 함께 "조치하지 않으면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의 한·아세안 정상회담 초청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는 취지로 독촉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자체 조사를 통해 탈북어민 나포 이틀 뒤인 2019년 11월 4일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청와대 대책회의에서 북송 방침이 결정된 정황을 파악해 고발장에 적시했다. 청와대 대책회의 당시 서훈 전 원장은 북측에 한·아세안 정상회의 초청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 전달을 위해 판문점 접촉을 제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국정원 관계자의 '청와대 독촉 진술'이 청와대와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검찰이 윗선으로 꼽히는 피고발인들을 잇따라 불러 조사하면서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수사팀은 최근까지 진행된 대통령기록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일부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조만간 서훈 전 원장을 비롯해 노영민 전 실장, 정의용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라인 핵심 인사들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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