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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게 뭐냐"... 스토킹 뒷북 대응 분노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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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신당역에서 동료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서울교통공사 직원이 16일 구속됐다. 지난해부터 도움을 호소해온 피해자에게 가장 절실했던 조치가 피해자가 희생된 뒤에야 이뤄졌다. 이 와중에 공직자가 스토킹 원인을 피해자에게 돌리고, 정부는 허겁지겁 뒷북 대응하는 모습을 보며 민심이 들끓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법무부로 하여금 제도(스토킹 처벌법)를 더 보완해 이러한 범죄가 발붙일 수 없게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한마디에 대책이 쏟아져 나왔다. 법무부는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는(반의사불벌) 제도적 허점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초기부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구금장소에 유치하고 구속영장을 적극 청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울시는 지하철 역내 순찰을 2인1조로 하는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했다.
하나같이 새로울 게 없다. 반의사불벌은 스토킹 처벌법 제정 당시부터 한계로 지적됐지만, 개선은 없었다. 수사기관은 지금도 스토킹 재발이 우려될 때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잠정조치를 할 수 있는데, 안이했다. 지하철 2인1조 근무는 2016년 구의역 노동자 사망 때도 권고됐다. 피해자 희생 이틀 만에 실행을 약속할 수 있는 대책들이면 왜 여태 손 놓고 있었던 건가.
이상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은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 폭력적인 대응을 한 것 같다”며 피해자 탓을 했다. 교통공사는 사업장에서 참사가 발생했는데, 직원들에게 재발 방지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여성혐오 범죄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스토킹을 경미한 사건이나 개인 문제로 취급하는 인식이 만연해 있으니 달라지는 게 없다.
주말에도 시민들은 신당역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했다. 그사이 대구에선 또 헤어진 여자친구를 스토킹한 30대가 체포됐다. “스토킹 범죄를 엄벌한다는데 다 말뿐인 거 아니냐”는 시민들 우려를 정부는 무겁게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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