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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다오, 이권 줄게"... 미얀마 쿠데타 군부와 러시아의 '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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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부가 전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러시아에 손을 벌렸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는 즉각 화답했다. 국제사회에서 외면받는 두 나라가 그들만의 밀월 관계를 통해 위기에 대처하고 있는 셈이다.
23일 미얀마 군부가 운영하는 글로벌뉴라이트미얀마 등에 따르면, 따웅 한 전력에너지부 장관을 비롯한 미얀마 대표단은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했다. 알렉세이 리하초프 러시아 국가원자력공사 국장을 만난 이들은 "미얀마는 전력이 많이 부족하다. 러시아가 어려움을 해결해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러시아는 마다하지 않았다. 양국은 즉시 '미얀마 원자력 및 전력 생산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어 러시아 전력 기업들의 미얀마 진출을 위한 공동실무단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미얀마는 러시아 기업 시그마LLC가 미얀마에 정유공장을 짓고 주유소를 운영하는 것을 허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난 해결의 대가로 에너지 이권을 넘겨주겠다는 것이다.
미얀마 군부의 급작스런 러시아행은 전력난이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군부 쿠데타에 따른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미얀마는 심각한 외화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군부는 현지에서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에 전력 생산비도 납부하지 못했다. 이에 화력발전소 중 여러 곳이 올해 가동을 중단했다.
그나마 버티던 수력발전소도 위기를 만났다. 중국이 메콩강 상류에 건설한 댐 때문에 유량이 매년 줄어들면서 전기 생산량이 감소했다. 반(反)군부 저항 세력들이 군부가 운영하는 수력발전소를 공격하면서 전기 생산이 불시에 멈출 수도 있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 거주 중인 한국 교민은 "쿠데타가 발발한 지난해에는 전기세가 두 배가량 올랐고 최근에는 5배 가까이 더 많은 요금을 내고 있다"며 "그럼에도 하루에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10시간 안팎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에너지 분야까지 확대된 미얀마와 러시아의 관계는 앞으로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미얀마 군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난해 6월 러시아를 찾아 잠수함과 무기를 구매하는 등 국방 협력을 강화했다. 러시아는 요즘 중국과 함께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미얀마 사태는 특정국의 순수한 내정 문제”라고 주장하며 군부의 ‘뒷배’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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