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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는 미얀마 참상… 민주정부, 아세안 정상 쫓아 미국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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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군부의 폭정과 만행에 고통받는 미얀마의 민주진영이 미국을 찾아 도움을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세계적 물가 폭등 등으로 미얀마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떨어진 상황을 타개하고, 정상회의 참가 차 미국에 모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대표단을 설득하려는 취지에서다.
13일 이라와디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미얀마 민주진영의 중심 축인 국민통합정부(NUG)는 전날부터 미 워싱턴에서 진행 중인 미ㆍ아세안 정상회의 현장에 진 마 아웅 NUG 외교장관을 파견했다. 미국은 쿠데타를 이유로 미얀마 군부의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정상회의에 초청하지 않았다. 아웅 장관은 도착 직후 반(反)군부 성향의 아세안 회원국 외교장관들과 비공식 회의를 진행했다. 또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권 고문과도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NUG 측은 "미 정부 고위 관료들이 미ㆍ아세안 모든 회의에서 미얀마 사태를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NUG의 외교적 노력에 미국은 아세안에 보다 높은 수준의 행동을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미얀마 사태에 대한 관심을 거듭 촉구할 수 있지만, 실질적인 사태 해결 주체는 결국 아세안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렉 폴링 국제전략문제연구소 동남아 전문가는 "아세안이 더 나은 아이디어를 내놓지 못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없다"며 "아세안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이상 미국도 사태의 전면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사회 역시 아세안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최근 성명을 통해 "쿠데타 발발 이후 아세안은 '5대 합의'라는 공허한 말 뒤에만 서 있다"며 "이제라도 어설픈 합의가 아니라 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ㆍ싱가포르를 중심으로 군부를 향한 금융 및 군비 제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4월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아세안 특사와 미얀마 모든 정치 진영과의 대화' 등 5개 합의사항 이행을 군부에 요구한 것에만 함몰되지 말고, 새로운 해결책을 강구하라는 의미다.
국제사회의 압박 앞에 놓인 아세안은 여전히 회원국 간 입장 차이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아세안 의장인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중재가 아닌 단독 행동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반군부 회원국들은 의장을 무시하고 별도의 교섭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훈센 총리는 지난 2일 별다른 예고 없이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직접 전화 통화를 했다. 이에 반해 사이푸딘 압둘라 말레이시아 외교장관은 2월 아세안 회원국 중 처음으로 NUG 측과 화상회의를 강행하는 등 단합된 아세안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다.
국제사회의 무관심과 아세안의 분열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얀마 시민들은 희망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부군에 이어 친군부 민병대까지 상대하고 있는 시민군은 화력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군부는 반군 색출을 빌미로 민가를 습격하고 불태우고 있다. 전날 기준으로 군부에 체포된 민주인사는 1만621명, 사망자는 1,835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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