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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를 온몸으로 견디는 쇠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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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해진 날씨에다 코로나19 확진자의 급증으로 점심시간 직장인들로 넘쳐나던 청계천에는 인적이 크게 줄었다. 간혹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더한다.
인파가 뜸해진 한적한 산책로를 옷깃을 여미고 조용히 걷던 중 물위에서 단아한 자태로 새하얀 깃털을 날리며 조용히 서 있는 쇠백로 한 마리를 발견했다. 혹여나 날아갈까 까치발을 들고 조심조심 가까이 다가갔지만, 이런 상황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먹이 잡기에 열중하는 모습에 오히려 내 모습이 멋쩍을 정도였다.
쇠백로는 물속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어지러운 듯 가끔 머리를 들어 주변을 살폈다. 추운 날씨에,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 먹이를 기다리는 쇠백로에 측은지심이 느껴지는 순간, 물아래 바닥을 움켜쥐고 있는 발톱의 모양이 들어왔다. 흐르는 물속에 부동자세를 지탱하기 위해 온힘을 다리에 집중한 듯했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절로 탄성이 나왔다.
한때 여름철에만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였지만 이제는 텃새가 되어 사시사철 흔히 볼 수 있는 쇠백로. 한국에서의 힘든 겨울나기가 예상되지만 코로나 확산이 쉽사리 진정되지 않아 쇠백로 못지않은 힘든 겨울이 예상될 거라 생각하니 동병상련이 느껴졌다. 움켜잡은 쇠백로의 발톱을 떠올리며 힘들었던 한 해였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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