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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 볼트 없는 첫 올림픽, "포스트 볼트는 바로 나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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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사상 최고의 ‘스프린터’ 우사인 볼트(은퇴·자메이카) 없는 올림픽이 펼쳐진다.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2012년 런던 대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번개’ 볼트의 폭발적인 질주를 봐왔던 지구촌 스포츠 팬들 입장에서는 2020 도쿄올림픽이 밍밍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지는 별이 있으면 새 별이 뜨기 마련이다. 그간 볼트에 가려졌던 스프린터들이 빛을 내기 위해 도쿄 육상 트랙에 오른다. 도쿄올림픽 육상은 30일 시작되며, ‘육상의 꽃’으로 불리는 남자 100m는 31일 레이스에 돌입한다.
‘포스트 볼트’ 시대를 열어젖힐 유력한 후보는 트레이본 브로멜(26·미국)이다. 브로멜은 이번 대회 출전 선수 가운데 최고 기록(9초77) 보유자다. 지난 6월 미국 플로리다주 미라마에서 열린 뉴 라이브 인비테이셔널 남자 100m 경기에서 역대 7번째로 빠른 9초77의 개인 최고 기록을 작성했다. 볼트의 세계 최고 기록(9초58)과는 0.19초 차다. 같은 달 진행된 미국 대표선발전에서는 9초80으로 우승했다.
브로멜은 가난과 범죄의 유혹, 부상 등 역경을 딛고 일어선 스프린터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곳은 폭력과 빈곤이 만연한 플로리다주 남부 세인트피터즈버그다. 어린 시절 그의 어머니는 홀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하루 12시간씩 일했고, 가장 친한 친구는 갱단에 들어갔다. 열악한 환경 속에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네 살 때부터 시작한 달리기뿐이었다.
브로멜은 무릎과 엉덩이뼈가 부서지는 고통 속에도 달리기를 포기하지 않았고 미국 주니어 육상 대표가 됐다. 2014년에는 주니어 국제대회 100m에 나가 9초97로 10초 벽을 깨고 세계주니어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는 볼트가 “브로멜의 성장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콕 찍어 말할 만큼 기세가 등등했다.
하지만 부상은 끊임 없이 그를 괴롭혔다. 리우 올림픽 남자 400m 계주 결선에서 아킬레스건을 다쳐 휠체어에 몸을 실은 채 트랙을 빠져 나오고, 2019년에는 엉덩이 부상을 당해 ‘육상 선수로 뛰는 건 어렵다’는 의사 소견까지 들었다.
그대로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은 물 건너가는 듯했지만 코로나19로 1년 연기돼 새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이를 악물고 재활을 버텨 다시 트랙을 달리며 올해 6월 자신의 최고 기록을 작성하고, 대표 선발전도 1위로 통과했다. 브로멜은 “당연히 올림픽 금메달을 원한다”면서 “나처럼 지금 고통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나를 보고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브로멜의 맞수로는 아카니 심비네(27·남아프리카공화국)가 꼽힌다. 심비네의 올해 최고 성적은 9초84로 도쿄 대회 출전 선수 중 2위에 해당한다. 올림픽에는 리우 대회에 처음 출전해 9초94로 5위를 차지했다. 이번 시즌 상위 5위 기록을 낸 나머지 세 명은 모두 미국 선수로 로니 베이커(9초85), 프레스 컬레이(9초86), 케네스 베드나레크(9초89)다.
올림픽 사상 첫 3회 연속 100m를 제패하는 등 볼트가 8개의 금메달을 안긴 자메이카에서는 요한 블레이크(32)가 정상에 도전한다. 블레이크의 올해 최고 기록은 9초95로 올림픽 출전 선수 가운데 공동 11위에 해당한다. 다만 개인 최고 기록은 9초69로 볼트에 이은 공동 2위다. 런던 올림픽과 리우 올림픽에서는 볼트와 함께 호흡을 맞춰 400m 계주 2연패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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