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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文 정권의 '윤석열 악마화'는 치명적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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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공보라인을 구축하며 본격적 대선 행보에 나선 가운데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가 "문재인 정권의 치명적 실수는 '윤석열 악마화'"라는 분석을 내놨다. 강 교수는 윤 전 총장의 정치 참여에 대해 "윤석열의 내공보다는 이해찬을 비롯한 문 정권 사람들의 '자멸'에 무게를 두고 싶다"고도 했다.
강 교수는 휴간된 지 1년 9개월 만인 14일 공식 복간된 사회 비평서 '더(THE) 인물과 사상'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더 인물과 사상'은 무기한 휴간에 들어갔다가 '시즌2'로 돌아온 '인물과 사상'의 새로운 제호다. 강 교수의 1인 단행본으로 3개월에 한 권씩 출간될 예정이다.
단행본 '인물과사상'은 1997년 1월 창간돼 2005년 1월까지 발행됐다. 실명 비판을 내세워 한국 사회의 비판·비평 문화를 바꾸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행본 종간 이후에도 강 교수가 공저자로 참여했던 월간 '인물과 사상'은 계속 발행됐다. 하지만 1998년 4월에 창간된 월간 '인물과 사상'도 2019년 9월호로 휴간에 들어갔다.
강 교수는 복간 첫호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어준 TBS 뉴스공장 진행자,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다뤘다.
특히 최근 문재인 정부 비판 서적을 잇따라 출간했던 '진보 원로'인 강 교수는 야권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역설했다. 그는 "윤석열의 정치 참여에 대한 더 큰 책임은 추미애와 문재인에게 물어야 하는 게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여권이 과도하게 '윤석열 때리기'에 나선 결과로 윤 전 총장의 정치적 몸집과 무게가 커진 것을 꼬집은 것이다.
강 교수는 "(문 정권의) '윤석열 악마화'의 명분을 보강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검찰 악마화'가 시도됐다"며 "'악마화'를 해도 좋을 정도의 심각한 문제가 검찰에게 있었다 해도 그건 검찰의 일부 모습일 뿐 전체의 모습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그 문제는 검찰을 권력의 도구로 활용해 온 역대 정권들에게 더 큰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그들(문 정권 사람들)은 윤석열 비난에 걸핏하면 '깡패'나 '조폭'이라는 단어를 동원한다"며 "이들이 윤석열에 대한 증오와 혐오로 인해 정상적인 판단력을 잃었다는 걸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의 미래를 잘 꿰뚫어본 여권 사람들이 어쩌자고 '수구 세력의 대권주자'로 가는 길을 열심히 닦아 줬는지 모르겠다"며 "진보 언론은 '윤석열 때리기'보다는 문 정권이 스스로 문제를 교정해 나가게끔 하는 역할에 충실하는 게 윤석열을 주저앉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니겠느냐는 말을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김종인 전 위원장을 다룬 글에서는 김 전 위원장을 '단독자'로 규정했다. 그는 "권력과 파벌에 복종하지 않으면서 단독자의 길을 걷는 건 아름다운 소신"이라면서도 "탁월한 분석력과 민심을 꿰뚫는 비전을 갖고 있음에도 정치판에서 번번이 배신을 당하는 이유도 단독자 기질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또 '왜 문재인은 바뀌지 않을까'라는 글에서 문 대통령에 대해 "'고집'을 '소신'으로 착각하는 비극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기원해 마지않는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이번 '더 인물과사상' 복간 배경과 관련해 "나에게 책임 윤리 못지않게 중요해진 건 소통, 화이부동, 화합, 선의의 경쟁 같은 개념들'이라고 머리말에 적었다. 그는 "나라를 망가뜨리는 '증오와 혐오의 정치'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나는 현재 우리 사회의 '소통 불능' 상태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문재인 정권에게 있다고 보기 때문에, 문 정권이 크게 바뀌기 전까지는 주로 문 정권 인사들을 탐구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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