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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재판 받는 박범계… ‘피고인 법무장관’ 문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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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5일로 잡힌 가운데, ‘사상 첫 피고인 법무장관’의 탄생 여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두고, 야당 측과 몸싸움을 벌여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인 탓이다. 형사사건 피고인 신분인 박 후보자가 검찰 사무 감독권한이 있는 법무부 장관에 오르면 ‘해당 사건의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긴 힘들 것’이라는 우려와, ‘검찰이 기소할 때 이미 확보한 증거에 따라서 재판이 진행될 것이므로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13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오는 25일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박 후보자에 대한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그러나 그를 낙마시킬 정도의 ‘한 방’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별다른 돌발 변수가 없다면, 박 후보자가 무난히 법무부 장관에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문제는 청문회 이틀 후인 27일 오후 2시 서울남부지법에서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기소된 박 후보자의 3차 공판이 열린다는 점이다. 청문회 직후, 임명 절차를 밟으면 현직 법무장관이 피고인이 되어 법정에 서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앞서 검찰은 2019년 4월 패스트트랙 지정을 둘러싼 여ㆍ야 충돌 당시, 야당 당직자를 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1월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양팔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당직자 A씨의 목 부위를 감싸 안아 끌어내고 벽 쪽으로 밀어붙여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는 혐의였다. 국회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 등 구체적 정황이 담긴 증거가 제출됐지만, 박 후보자 측은 CCTV 영상의 증거능력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피고인 박범계’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자체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한다. 검사 인사권이나 수사지휘권 등 검찰의 ‘목줄’을 쥔 법무장관을 상대로, 그의 ‘유죄 입증’을 위한 공소유지를 하는 건 검사들에겐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형사법정에 설 게 뻔한 인물을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건, 법률적 리스크(위험)를 정치적으로 떠안고 가겠다는 것”이라며 “박 후보자가 1심 유죄 판단을 받으면, 스스로 장관직에서 물러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수사가 아니라, 이미 재판을 받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검찰이 적법 절차를 통해서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면, 상대가 법무장관이라는 사실도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기본적으로 재판은 공소 범위 내에서 증거로 다투는 것”이라며 “검찰 수사가 혐의 입증에 차질 없을 정도로 이뤄졌다면, 공소유지 과정에서 눈치 볼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날 박 후보자가 기소된 것과 장관직 수행의 직무관련성을 장관 취임 전에는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현재 국회의원 신분으로 '공무원 행동강령' 적용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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