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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곰 터전 지리산에 산악열차 막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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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으로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많은 시민이 동참하면서 공론의 장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 못하는 동물은 어디에 어떻게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까요. 이에 동물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의견을 내는 애니청원 코너를 시작합니다.
"반달가슴곰이 사는 지리산 형제봉에 산악열차, 모노레일, 케이블카가 들어서는 것을 막아주세요."
제 이름은 'KM-61'입니다. 지리산 형제봉에 살고 있는 반달가슴곰입니다. 한국에서 자란 아빠곰과 러시아에서 온 엄마곰 사이에서 2016년 태어난 수컷으로, 지난 여름 형제봉 주변 무인 카메라에 포착된 주인공입니다.
반달곰을 대표해 '애니청원'까지 이렇게 올리게 된 것은 사람들이 우리가 서식지로 삼는 이곳에 산악열차와 모노레일, 케이블카, 호텔까지 지으려 한다는 얘길 들어서입니다. 지리산을 개발해 스위스의 알프스처럼 꾸미는 이른바 '하동 알프스'를 만든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먹이를 찾고 겨울잠도 잡니다. 천적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느낀다는 의미죠. 달리 말하면 집과 다름 없는 곳입니다.
반달곰 서식지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우회해 모노레일이나 산악열차를 만들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반달곰은 소리와 냄새에 매우 민감합니다. 청력은 개보다 10배 이상 강합니다. 주변에서 사람들이 활동하면 우리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반달곰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결국 이곳을 떠나겠죠.
처음에 사람들이 이 지역 개발을 추진할 때 우리가 사는지 제대로 알아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민관이 모여 사업이 적정한지 논의하던 중 이곳이 우리 반달곰 주 서식지임이 밝혀진 건데요. 국립공원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7년 5마리, 2018년 4마리, 2019년 5마리, 2020년(8월 기준) 4마리의 반달곰이 이곳에서 참나무류 열매를 먹어왔습니다.
또 위치 추적기가 없는 반달곰도 활동할 가능성이 제기됐는데요. 무인 카메라에 저 말고도 암컷으로 추정되는 반달곰 한 마리가 찍힌 걸로 확실히 증명이 됐습니다.
한쪽에서는 우리를 복원한다고 하면서 또 다른 쪽에서는 반달곰 서식지를 파괴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우리의 삶터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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