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홍윤식 장관 “주말에도 현장… 그곳에 행정의 답이 있죠”

입력
2016.10.16 20:00

현장서 주민들과 대화하다 보면

책상에서 보지 못한 문제 보여

교부금 부익부빈익빈 해결할

지방재정개혁은 반드시 추진

홍윤식 행정자치부장관 캐리커처
홍윤식 행정자치부장관 캐리커처
홍윤식 행자부 장관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홍윤식 행자부 장관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은 1월 취임 후 주중은 물론 주말에도 지역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로부터 ‘현장자치부 장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운동화를 신고 망원경을 들고 있는 홍 장관의 캐리커처는 현장을 중시하는 철학을 형상화했다. 지난 7일 울산 태풍 피해 현장을 방문한 그는 당시 태화ㆍ우정 시장과 태화강변 피해지역을 둘러보고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주도했다.

홍 장관은 “현장방문은 사무실에서와 달리 구체적인 문제를 볼 수 있다”며 “주민들과 대화하다 보면 책상에서 보지 못한 문제의 원인을 찾을 때도 있다”며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8일 강원 평창에서 열리는 지구촌 새마을지도자 대회를 앞두고 분주한 홍 장관을 최근 만나 행정한류로 불리는 전자정부 3.0, 지방재정개혁 등 여러 현안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18~21일 강원 평창에서 지구촌 새마을지도자 대회가 열린다.

“새마을운동은 국제사회에서 포괄적인 농촌개발을 대표하는 운동으로, 평생교육과 고소득 농산물 재배방법 등 농촌을 개발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이 포함된다. 미얀마, 라오스, 아프리카의 르완다 등 현재 26개국에 396개 새마을운동 시범마을이 조성돼 있다.

지구촌 새마을지도자 대회는 새마을운동을 여러 나라에 접목하는 방법을 찾는 것과 같이 새마을운동의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국내에서는 새마을운동에 부정적 시각도 존재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지구촌 새마을운동을 신 농촌개발 패러다임으로 채택하고 여러 개발도상국에 적용키로 하는 등 이미 국제사회에서 성공적인 농촌개발 모델로 자리 잡았다.”

-국내 행정시스템을 외국에 확산시키는 행정한류에 관심이 많아 보인다.

“우즈베키스탄과 아제르바이잔 정부 요청으로 지난 8월 우리 정부의 공공행정 협력단이 방문했다. 이중 아제르바이잔 정부와는 전자정부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전자민원과 정부통합전산센터, 국가기록과 같은 내용을 공유하기로 했다. 지난해 키르기즈스탄에는 선거 시스템을 수출하기도 했다. 공공과 민간이 지난해 해외에 수출한 전자정부 관련 시스템은 5억 3,400만 달러(약 6,050억원)에 이른다.

우리 전자정부 3.0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정부가 가진 정보를 독점하지 않고 민간에 적극적으로 개방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목표에 따라 적극적인 정보공개를 추진한 결과 지난해 7월 OECD 평가에서 공공데이터 개방분야에서 1위를 하기도 했다.”

-지역축제들이 정비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많다.

“전국적으로 지역축제가 1만 5,000여개에 이른다. 산술적으로 지자체 별로 한 달에 평균 5개의 축제가 열린다. 유사·중복 성격의 낭비성 축제는 통폐합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일단 전국 지자체에 2017년도 예산 편성부터 ‘행사ㆍ축제 예산총액 한도제’를 도입하도록 했다. 한도제에 따라 지자체들은 2015년 최종예산 수준(전국 1조1,423억원)에서 행사ㆍ축제 예산을 운영해야 한다. 다만 정부가 승인한 국제행사나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축제, 전국체전 등 전국 규모의 순회행사 등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했다.”

-지방재정개혁에 대한 일부 지자체들 반발이 심하다.

“지방재정개혁은 지자체간 재정 평형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조정교부금이 형편 좋은 지자체에 더 많이 지원되는 부익부빈익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골자다.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지자체들이 교부금 배부 등에서 특혜를 받는 건 바뀌어야 한다. 지방재정개혁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기에 앞으로도 흔들림은 없다.

법 개정을 통해 내년 1월부터 조정교부금의 형평성이 강화되도록 배분기준이 바뀌면서 수원 성남 등 상대적으로 재정 형편이 좋은 6개 지자체의 조정교부금이 줄게 됐다. 대신 전문가들과 해당 지자체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대화했고, 이들의 주장도 나름 수용해 배분기준이 3년간 단계적으로 바뀌도록 했다.”

-지난달 경주 지진 당시 국민안전처 홈페이지가 두 차례 다운됐다.

“안전처 홈페이지 서버를 관리하는 정부통합전산센터의 직속 상급기관인 행정자치부의 장관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원인은 복합적인데 먼저 국민안전처가 홈페이지 경량화 필요성을 무시한 채 과도한 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하도록 홈페이지를 제작해 다운 사태를 초래했다. 안전처 홈페이지 연계과정에서 문제점도 있었다. 소방과 해경 등 각 조직이 별도로 운영하는 홈페이지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충돌했을 가능성도 제기돼 복구 조치를 마쳤다.

1차 지진 당시 5만명을 약간 넘는 접속으로 안전처 홈페이지가 다운됐지만, 현재 8만명이 동시 접속해도 다운되지 않는다.

앞으로 더욱 많은 동시 접속이 이뤄질 경우까지 대비해 클라우드 서버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오토스캐닝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지방교부금 배부 권한을 가진 행정자치부가 교부금을 이용해 지자체를 길들이기 한다는 지적이 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지방교부세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새로운 사회보장 시책 도입을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와 사전협의를 하고 그래도 의견이 맞지 않으면 조정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의 청년수당과 경기 성남시의 청년배당은 보건복지부와의 사전협의 및 조정절차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지자체가 단독으로 별도의 사회보장 시책을 도입했다. 서울시와 성남시에 대한 교부금 삭감은 법령상 조정의무를 져버린 것에 대한 정당한 패널티다.”

대담=한창만 전국부장/ 정리=이태무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