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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뻥튀기 발표, "정무적 개입" 경위 감사 나서야

입력
2025.02.08 00:10
19면

(서울=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띄웠던 ‘대왕고래 프로젝트(동해 가스전 개발)’에 대한 1차 시추 결과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불과 8개월 전 “매장 가치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이라던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제 와서 “당시 발표에 정무적 개입이 있었다”고 발을 뺐다.

지난해 6월 윤 대통령은 직접 브리핑을 열어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격 발표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삼성전자 시총과 비교해 밝힌 추정 매장량 가치는 2,000조 원이 넘었다.

그러나 1차 탐사시추 결과 7개 유망구조 중 가장 잠재자원량 규모가 컸던 대왕고래 구조에는 탄화수소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원한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그제 “일부 가스 징후를 확인했지만 경제성을 확보할 수준은 아니었다”며 “추가 탐사 진행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사실상 실패로 끝났음을 시인한 것이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발표 때부터 논란이 많았다. 시추 기술평가를 단독으로 진행한 미국 분석업체 액트지오는 일반 주택을 본사로 하는 연 매출 3,000만 원의 영세업체였다. 설령 부존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천문학적 비용 탓에 경제성 평가 통과를 누구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 확신에 차 브리핑을 했다.

산업부가 당시에 ‘정무적 개입’이 있었다고 밝힌 건 국면 전환용으로 대통령이 ‘뻥튀기 발표’를 종용했다는 실토에 가깝다. 만약 윤 대통령이 불법계엄으로 구속되고 탄핵 위기에 처하지 않았다면 “로또 확률에 가깝다”면서도 매번 1,000억 원씩 들여 시추공을 계속 뚫어야 했을지 모른다. 윤 대통령은 심지어 야당의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 삭감을 비상계엄을 선포하게 된 이유 중 하나로까지 언급했다.

산업부는 나머지 6개 유망구조에 대한 추가 시추 탐사를 진행하겠다지만 원점에서부터 신중하게 재검토하는 게 마땅하다. 더불어 안 장관이 직접 당시 경위를 소상히 밝혀야 한다. 부족하다면 감사원이 엄중한 진상 규명에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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