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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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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즉각 파면” 다시 응원봉 물결··· 배우 조진웅도 깜짝 등장 “국민이 영웅”

“반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서울 광화문에서 다시 응원봉 물결이 힘차게 출렁였다. 밤새 내린 눈이 다 녹지 않은 쌀쌀한 날씨에도 시민들은 광장으로 나와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를 규탄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하라”고 외쳤다. 1,500여 개 시민·사회·노동단체가 모인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은 21일 오후 3시부터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처음 열린 주말 집회다. 헌법재판소가 판핵심판 절차에 본격 착수하면서 집회 장소는 여의도에서 광화문으로 옮겨 왔다. 경복궁 광화문 앞 양방향 8개 차로는 시민들로 발 디틈 없이 꽉 찼다. 오후 5시 2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2만5,000명, 주최 측 추산 30만 명이 참가했다. 시민들은 비상계엄 규탄 집회의 상징이 된 아이돌 응원봉을 흔들며 “윤석열 대통령 구속” “국민의힘 해체” “내란 공범 처벌” 등 구호를 외쳤다. MZ세대를 위한 투쟁가로 거듭난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함께 열창하기도 했다. 인디밴드 ‘브로콜리 너마저’도 무대에 올라 라이브 공연을 했고, 뮤지컬 배우들은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혁명 장면에 등장하는 넘버 ‘민중의 노래’를 불렀다. 매서운 겨울 날씨에 시민들은 두툼한 외투와 털모자, 마스크로 중무장하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집회 참가자를 위해 카페와 식당에 커피와 음식을 선결제하고 핫팩을 나눠주는 등 따뜻한 연대와 응원도 이어졌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종각역을 거쳐 명동 방면으로 행진했다. 촛불행동은 오후 4시 30분부터 안국역 3번 출구 앞에서 별도로 촛불문화제도 열었다. 아이돌 가수 인기곡과 유명 민중가요가 함께 울려 퍼졌다. 배우 조진웅도 주최 측이 준비한 영상에 깜짝 등장해 윤 대통령 파면 목소리 힘을 실어 환호를 받았다. 조진웅은 “선혈로 지켜낸 광주 민주 항쟁. 그 푸르고 푸른 민주주의 뜻을 분명 우리 국민들은 뼛속 깊이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런 우리 국민을 향해 극악무도하게도 비상계엄으로 파괴했다”며 “우리 국민들은 한마음으로 그 패악질을 무찔러냈다. 우리 국민들이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다.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던 내란 수괴가 판칠 뻔한 시대에 진정한 영웅은 우리 국민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결의에 찬 목소리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이 엄중한 사태를 항시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기필코 승리할 것을 무너지지 않을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을, 끝까지 힘을 보태며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트랙터를 몰고 상경하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회원들은 서울 서초구 남태령 고개에서 경찰에 가로막혀 6시간 넘게 대치하고 있다. 전농은 밤샘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도 남태령 고개로 모여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시각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도 열렸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진보단체 집회 장소로부터 약 1㎞ 떨어진 동화면세점과 대한문 주변에서 오후 1시부터 모여 ‘탄핵 반대, 이재명 구속’ 등이 적힌 손팻말과 태극기, 성조기를 흔들었다. 경찰은 탄핵 찬반 단체의 충돌 가능성을 대비해 곳곳에 철제 펜스 등을 설치하고 질서 유지에 주력했다. 탄핵심판이 열리는 헌법재판소 인근 경비도 강화했다.

검찰, '계엄 해제 국무회의' 참석 박상우 국토부 장관 조사

민주 "윤, 공조본 출석요구서 수령 거부... 즉각 체포·구속 해야"

#트럼프 2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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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측, 나토 동맹국에 'GDP 대비 국방비 5% 인상 압박' 구상 전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을 5%까지 상향하도록 압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자 측 외교 참모들이 이달 유럽 고위 관리들과 회담에서 "트럼프 당선자가 '5%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달했다는 소식통 발언을 보도했다. GDP 대비 국방비 지출 5%는 트럼프 당선자가 2024 미국 대선 기간 언급했던 ‘3% 인상’을 크게 상회한다. 2014년 협약을 통해 마련된 현행 ‘2%’ 기준의 2.5배에 달하는 액수이기도 하다. 그나마 2% 목표를 달성한 나토 동맹국은 전체 32개국 중 23개국에 불과하고, 미국 정부의 GDP 대비 국방비도 약 3.1%에 그친다. 5% 목표가 전례 없이 높다는 의미다. 따라서 ‘5% 구상’은 향후 유럽 국가들과의 현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포석일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FT는 “한 소식통은 트럼프 당선자가 결국 ‘3.5% 선’에서 합의를 하는 데 만족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국방비 협상을 향후 미국·유럽 무역 협상 지렛대로 사용할 것으로 해당 소식통은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자가 내달 20일 백악관에 재입성한 뒤에도 대(對)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나토 유럽 동맹국에 전달했다고 FT는 전했다. 다만 이는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되찾는 등 우크라이나의 전쟁 지속 의지를 돕는 것이 아니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그보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화협상에 나오도록 끌어내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미 하원, 임시예산안 극적 처리… 트럼프 '부채한도 폐지' 요구 제외

미국 하원 임시 예산안 부결…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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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이 계속 날아와" 러 파병 북한군 추정 영상 등장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무인기(드론) 공격 관련 경험담을 말하는 듯한 영상이 공개됐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친(親) 우크라이나 텔레그램 계정 ‘엑사일노바플러스’(Exilenova+)는 지난 17일 러시아 격전지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군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숙소에서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남성들과 대화하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영상에서 북한군 추정 남성은 한 손에 무전기를 든 채 들뜬 목소리로 드론과 교전했던 경험담을 설명했다. 이 남성이 과장된 손짓으로 “드론, 드론 계속 날아와 계속”이라고 한국어로 말하자 맞은 편에 있던 러시아군 추정 남성은 드론이 비행할 때 나는 소리를 입으로 설명했다. 그러자 북한군은 “꽝 꽝”이라며 폭발음 소리를 입으로 내며 응답했다. 이어 북한군 추정 남자는 자신이 조우한 드론 네 대 중 세 대를 격추했다는 듯 발언을 이어갔다. 자신의 맞은편에 있던 무언가를 가리키며 “저걸로, 저걸로, 저걸로, 넉 대, 넉 대, 체티레(러시아어로 숫자 4를 의미) 드론”이라고 발언했다. 옆에서 영상을 촬영하던 러시아군 추정 남자가 영어로 “Four(4개)? Four 드론?”이라고 되물었고 북한군 추정 남성은 총을 공중에 겨냥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땅땅땅 해가지고 쓰리(three·3개)”라고 답했다. 그러자 러시아군 추정 남자가 영어로 “굿 가이”(Good Guy·잘했다)고 말하며 영상은 끝난다. 해당 영상이 실제 러시아군과 북한군 대화를 촬영한 것인지 진위를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RFA는 설명했다. 다만 최근 북한군이 드론에 공격 당하는 영상이 지난 19일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공개됐던 점에 미루어 이번 영상도 실제 상황을 담았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 국가정보원도 지난 19일 우크라이나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북한군에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끝나도 분쟁 이어질 텐데"… 종전 협상 흐름에 속내 복잡한 유럽

트럼프 취임 앞두고… EU "무슨 일 일어나든 우크라이나 편"

#27년 만의 의대 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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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의대 증원은 그대로, 2026학년도는 조정될 듯···민주당 관련 법안 통과 목표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와 전체회의를 열어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조정을 위한 보건의료인력지원법 개정안을 처리키로 했다.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정국 주도권이 야당으로 이동한 가운데 내년부터 의대 증원 규모가 재검토될 가능성이 커졌다. 강선우·김윤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보건의료인력지원법 개정안은 보건의료인력정책심의위원회에 보건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를 두고 국가 및 지역 단위 의료인 수급을 전망하고 적정 인원을 심의 및 의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부칙에 전 학년도 증원 규모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 등을 이유로 증원 규모의 조정이 필요한 때 이를 감원할 수 있다는 특례조항도 있다. 민주당은 27일로 예정된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민주당 법안에 동의의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8일 오후 늦게 해당 안건으로 전체회의를 열겠다고 통보받았다"며 "민주당 단독 개최"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도 당장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그대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의사 부족을 이유로 의대 증원을 추진했기 때문에, 민주당이 의사계 의견을 전폭 수용해 의대 증원을 무효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19일 민주당과 의사단체는 비공개 간담회도 열었다. 민주당 소속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이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났다. 의사단체는 1시간 20분가량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선 '의대 정원 확대를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논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박주민 위원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의료계 파업 해법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에 대해선 의견을 나누지 못했다"면서 "의대 교수, 전공의, 의대생, 복지부 등이 참여하는 공개 토론회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했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면서 발생한 부작용에 대해 두 위원장이 깊이 공감해줬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앞서 18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2025학년도 정원 조정 가능성에 대해 "법령, 법규에서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예외적인 것이 천재지변 같은 사항인데, 의대 정원 변동을 천재지변으로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숫자를 바꾸는 것은 법령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준혁 민주당 의원이 "비상계엄으로 인한 탄핵이 천재지변 아니냐"고 묻자 "(정원을) 변경할 경우 이걸로 손해를 볼 수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있어서 그 학생들의 기대 이익을 크게 훼손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의료계에서도 강경파가 주장해온 '2025학년도 모집 중단'은 포기하고 2026학년도 증원 규모를 일찌감치 논의하자는 현실론이 힘을 받고 있다. 2026년 신입생 규모를 줄이려면 내년 4월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변경을 신청하고 5월 말까지 변경 계획을 공고해야 하기 때문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이 와중에 의대교수들 전공의 지원자에 "철회" 압박···정부 "비급여·실손보험 개혁 완수" 의지

의대 수시 합격자 발표 끝나자··· 의사들 “정시모집 인원 줄여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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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금빛 총성 울린 ‘사격 황제’, 여의도에선 탄핵 오발

‘사격 황제’ 출신의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에 진출한 뒤 총구를 체육계로 겨눴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배드민턴 안세영이 한국 체육의 낡은 관행을 직격한 작심 발언에 ‘체육계 비리 국민제보센터’를 개설했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체육계 비위의 중심에 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저격수로도 나섰다. 이 회장의 3선 도전이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승인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체육인 출신 의원으로 너무나 부끄럽고 창피한 날”이라며 “범죄자를 두둔하고 감싸는 집단은 범죄 집단”이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올림픽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명중시킨 진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속으로 체육계 개혁에 힘을 싣던 중 12·3 불법계엄 사태를 맞닥뜨리면서 정치인으로서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 "범죄자를 두둔하고 감싸는 집단은 범죄 집단"이라고 일갈했던 그는 정작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1차 탄핵소추안 당시 당론이라는 이유로 표결에 불참한 채 소속당 의원들과 함께 본회의장을 떠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 진 의원은 14일 2차 표결을 앞두고 SNS에 “국민의 응원을 받은 여당의 청년 대표로서, 저는 국민에 반하는 길을 선택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찬성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실제 표결 때 진 의원이 기존 입장과 달리 ‘반대표를 던졌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그는 즉각 “명백한 허위”라며 반발했지만 소신대로, 조준한 대로 진짜 찬성표를 던졌는지 여부는 끝내 밝히지 않아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사격 영웅에서 정치계와 인연을 맺고 여의도에 뛰어든 체육인 진 의원의 발자취를 ‘이달의 스포츠 핫피플’에서 훑었다. 태생부터 ‘총잡이’였다. 어렸을 때 장난감 총을 좋아하고, 총 모형 조립을 즐기던 진종오는 이 모습을 유심히 봤던 아버지의 지인이 권유해 강원사대부고 재학 중이던 17세 때 처음 진짜 총을 잡았다. 한 가지에 집중하는 몰입력이 남달랐던 그에게 사격은 딱 맞았다. 총을 과녁에 맞히는 매력에 빠져 엘리트 선수의 길을 택했다. 그러나 많은 고난과 역경이 뒤따랐다. 고교 때 자전거를 타다 사고가 나 왼쪽 쇄골을 다쳤고, 대학 땐 축구를 하다 오른쪽 어깨가 부러져 철심을 박았다. 이때 박은 철심으로 인해 공항 보안 검색에 꼭 걸려 ‘터미네이터’라는 별명이 붙었다. 워낙 큰 수술을 받아 제대로 된 연습을 할 수 없었고, 한때 운동을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 1년가량 이 악물고 재활을 버틴 그는 다시 일어섰다. 2002년 경찰체육단에 입단했을 땐 실력이 크게 늘어 처음 국가대표로도 뽑혔다. 진종오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쿼터를 따내 첫 올림픽 출전을 바라보는 듯했으나 정작 대표 선발전에서 1년 선배 이상도에게 밀려 탈락했다. 깊은 좌절에 빠졌지만 다행히 여자 권총이 초과로 획득한 쿼터가 남자 쪽으로 돌아오면서 진종오는 아테네행 비행기에 올랐다. 진종오는 첫 올림픽에서 대형 사고를 낼 뻔했지만 막판에 치명적인 실수로 눈앞에서 금메달을 놓쳤다. 사격 남자 50m 권총 본선을 1위로 통과한 뒤 결선 6번째발까지 선두를 지켰지만 마지막 7번째발에서 10.9점 만점에 6.9점을 쏴 러시아의 미하일 네스트루에프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첫 올림픽에서 은메달도 충분히 값진 결과물이지만 그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4년 뒤를 기약한 진종오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마침내 ‘금빛 총성’을 울렸다. 이번에도 똑같이 마지막 한 발을 쏠 때 실수했는데, 행운이 따랐다. 50m 권총 결선에서 마지막 사격을 앞둔 진종오는 652.2점으로 1위, 중국의 탄종량은 650.3점으로 진종오가 9.1점만 쏴도 금메달을 확정할 수 있었다. 결선에서 평균 9.9점을 쏴 금메달이 유력했지만 마지막 발은 8.2점이 찍혔다. 4년 전 악몽이 되풀이되나 싶었으나 탄종량이 9.2점을 쏴 1위를 그대로 지켰다. 아테네의 한이 베이징의 환호로 바뀐 순간이다. 아테네 대회 실수 이후 4년 동안 약 14만 발을 과녁에 쏟아붓는 진종오의 투지로 한국 사격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여갑순(여자 공기소총), 이은철(남자소구경소총 복사)에 이어 16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 쾌거를 이뤘다. 아울러 권총 종목에선 최초의 금메달이었다. 2012 런던 올림픽은 진종오가 2관왕에 오른 대회다. 베이징 대회 당시 은메달을 수확했던 10m 공기권총에서 런던 대회 첫 금메달을 쐈다. 결선 초반 5번째발까지 10점대 이상을 찍어 압도적인 1위를 달리던 진종오는 6~9번째발에서 9점대를 쏴 2위에 1.3점 차까지 쫓겼다. 또 마지막 한 발에서 순위가 뒤집어질 수 있어 지난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지만 침착하게 만점에 가까운 10.8점을 찍어 1위를 확정했다. 진종오는 은퇴 후 이 마지막 발을 ‘인생 최고의 한 발’로 꼽았다. 그는 “마지막 발을 쏘기 직전에 ‘아테네와 베이징 때와 같은 아쉬움을 남기기 말자’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최대한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임한 주종목 50m 권총에선 8명 중 5위로 결선에 올라 대표팀 동료 최영래를 막판에 제치고 2관왕을 완성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새 역사를 완성했다. 런던에 이어 또 한 번 50m 권총에서 역전 우승을 일궈내 세계 사격 사상 첫 올림픽 단일 종목 3연패, 한국 선수 최초 3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선 중반 한때 1위 베트남의 호앙 쑤앙빈에게 큰 점수 차로 뒤졌지만 이후 10점대를 쏘며 추격에 나섰고, 마지막 두 발 남긴 상황에서 역전했다. 그리고 마지막 발을 9.3점에 적중시키면서 8.2점에 그친 상대를 따돌렸다. 올림픽 3연패에 대한 부담감이 컸던 탓에 진종오는 “가장 무겁고 값진 메달”이라며 “사격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부담이 됐다. 스스로 최면을 걸었던 게 '진종오답게 남을 위해 보여주는 사격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사격을 하자'고 했다”고 털어놨다. 진종오는 마흔을 넘기는 2020 도쿄 대회까지 바라봤다. 그는 리우 대회를 마친 뒤 “후배들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아직 은퇴할 마음이 없다. 은퇴는 좋아하는 것을 그만하라는 것과 같다. 나에게 가혹한 이야기”라면서 4연패를 정조준했다. 하지만 아무리 사격 황제라도 흐르는 세월을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여파로 1년 미뤄져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에선 결선 무대조차 오르지 못했다. 메달 없이 올림픽을 끝낸 건 처음이다. 주종목 50m 권총이 도쿄 대회 때 사라진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진종오는 “부족함을 채우려고 야간 훈련까지 하며 준비했는데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서울시청 소속으로 사대에 올랐던 진종오의 마지막 실전은 지난해 9월 경찰청장기 전국사격대회다. 당시 본선 21위로 결선에 오르지는 못했다. 이후 은퇴 의사를 굳힌 그는 올해 3월 공식 은퇴식을 통해 사격 선수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진종오는 “도쿄 올림픽을 치르면서 사실상 선수로서의 마지막을 예상했다”며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 대회라고 공개하면 스스로 부담을 줄 것 같아서 말을 못 했다”고 고백했다. 다시 태어나도 사격 선수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는 “언제나 사격을 사랑한다”면서 “당연히 처음부터 사격을 열심히 시작할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은퇴를 마음속에 품었던 그는 행정가로 제2의 인생을 준비했다. 스피드스케이팅의 레전드 이상화와 함께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그는 “우리 미래 세대가 체력적으로 약해져 있다. 우리 아이들이 많이 뛰어놀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며 “그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새 출발을 알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도 두 차례 도전장을 던졌으나 고배를 마셨던 진종오는 여의도의 러브콜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를 지지했던 그는 올해 2월 국민의힘 총선 인재로 발탁됐다. 인재영입식에서 “지난 20년간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국민의 사랑과 관심을 받은 만큼 이제 제가 돌려드려야 할 시간이다. 스포츠를 활성화시켜 대한민국을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고 정계 입성 포부를 밝혔다. 이후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4번으로 초선 배지를 달았고,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 당시 한동훈 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해 당선됐다. 정치인으로도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던 그는 불법계엄 사태로 인한 불안한 정국에서 소신에 따른 행동을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그는 탄핵소추안이 14일 가결된 직후 국민의힘 최고위원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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