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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트럼프-푸틴 회담 제안"... 우크라 전쟁 휴전 '물밑 개입' 나섰나

입력
2025.02.13 17:40
수정
2025.02.1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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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中 관리들, 최근 몇 주간 '트럼프 팀' 접촉"
"휴전 뒤 전쟁 지역에 평화유지군 파견도 제안"
러시아에 유리한 협상 될라... 美·유럽 '회의적'

지난해 10월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타타르스탄 공화국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 도중 대화하고 있다. 카잔=AP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타타르스탄 공화국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 도중 대화하고 있다. 카잔=AP 연합뉴스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만나야 한다'는 취지의 제안을 미국에 건넸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종전 협상과 관련한 중국의 '물밑 관여'를 보여 주는 정황이다.

미국·중국 정부 관리들 발언을 인용한 WSJ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관리들은 제3의 중개인을 통해 '트럼프 팀'과 접촉하며 '미러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특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개입 없이 회담이 열려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한다. 중국은 또, 휴전 성사를 전제로 시아·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해 '휴전 보증인' 역할을 맡겠다는 입장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중재자'를 자처해 왔다. 자체적으로 마련한 휴전 중재안을 발표하는가 하면, 두 전쟁 당사국에 특사도 각각 파견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 반대로 '중국 역할론'에는 큰 힘이 실리지 못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각별한 친분 탓이다. 이에 중국이 직접 나서기보다는 '막후 중재'로 방향을 틀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제안과 관련, WSJ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 등) 광범위한 경제 공격을 피하기 위해 트럼프와의 협상을 원하는 시진핑의 의지"라고 짚었다. 수십 년 만의 경기 침체에 직면한 시 주석이 '종전을 이끌어낸 지도자' 타이틀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움을 줘, 미국의 무역 공세를 누그러뜨리려 했다는 얘기다.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화하고 있다. 당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시절이었다. 함부르크=AP 연합뉴스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화하고 있다. 당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시절이었다. 함부르크=AP 연합뉴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다보스포럼 화상 연설에서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는 데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뒤 '종전 협상 즉각 개시 합의'를 선언했고, 미러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내비쳤다. 여기까지는 중국이 그린 시나리오다.

다만 미국과 유럽은 여전히 '중국 역할론'에 대해 회의적 반응을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인 중국의 관여 정도가 커지면,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유럽에서는 '미중러 3국' 주도의 종전 논의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백악관은 WSJ 보도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다.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제안 내용에 대해 "전혀 실행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주미 중국대사관도 관련 질의에 "당사자들이 긴장 완화와 정치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와 미국이 소통·대화를 강화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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