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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는 딴판인 현실 속 중증외상센터... 예산 끊기면 바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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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 넷플릭스 제공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오종건 고려대 구로병원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장이 "현실은 드라마와 정반대"라며 "이대로 가면 한국의 중증외상 의료 시스템은 제대로 유지되기 어렵다"는 심경을 밝혔다.
오 센터장은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중증외상환자는 사회적 약자인 경우가 많은데, 국가적 지원이 한참 부족하다"며 "현재 고대구로병원에서 운영 중인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는 법적인 기관이 아니라 예산에 의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예산이 끊기면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고대구로병원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는 정부 예산이 삭감되면서 이번 달을 끝으로 운영이 중단될 뻔했으나, 서울시가 재난관리지원금으로 5억 원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간신히 폐쇄 위기를 넘겼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이 서울시의 비용 지원으로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 운영 중단을 면했다. 서울시는 국회의 예산 삭감으로 운영 중단 위기에 놓였던 고대구로병원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에 재난관리기금 5억 원을 투입한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6일 서울 구로구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모습. 뉴스1
오 센터장은 "(폐쇄 위기를 넘기고)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1, 2회를 봤다. 마지못해 할 수 없이 봤다"며 "드라마에서는 한 명의 영웅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실제로 가장 많이 강조하는 게 팀워크"라며 "실제 치료는 환자의 바이탈 사인이 안정된 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구로병원에서는) 외상팀 30여 명이 호흡을 맞추고 있지만 (팀워크를 만들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처럼 여러 의료진이 협업할 수 있는 중증외상 의료 체계를 만들려면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중증외상 전문의가 되려면 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추가로 2년의 수련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이 혹독하고 보상이 부족해 지원자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센터장은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등 특정 과목 하나의 전문의를 따기도 힘든데, 중증외상 전문의가 되려면 추가적인 수련이 더 필요하다"며 "그런데도 보상은 충분하지 않고, 업무 강도는 높아 지원자가 점점 줄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수련받고 (중증외상) 자격을 얻는 사람이 (전국에 한해) 10명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오 센터장에 따르면 중증외상 환자의 상당수는 공사 노동자, 배달 라이더 등 위험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사회적 약자이지만 국가적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오 센터장은 "중증외상 치료는 단순한 의료 서비스가 아니라 사회 안전망의 일부"라며 "국가가 나서지 않으면 치료를 받을 권리조차 보장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 수가 체계로는 중증외상센터를 운영하는 병원도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며 "국가가 중증외상 치료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면, 자연스럽게 병원들도 센터를 확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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