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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하늘에 항공기 회항까지… 최악 미세먼지에 신음하는 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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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태국 방콕에서 항공기가 뿌연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다. 방콕=로이터 연합뉴스
태국이 최악의 미세먼지로 신음하고 있다. 항공기 운항 차질 등 피해가 속출하자 정부가 긴급 대응에 나섰지만, 근본적 해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4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태국에서는 한 달 넘도록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수도 방콕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121㎍/㎥으로, ‘건강에 유해한 수준’까지 치솟았다. 치앙마이(121㎍/㎥), 논타부리(119㎍/㎥) 등 다른 지역 상황도 비슷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안전 권고 기준(15㎍/㎥)은 물론, 태국 자체 기준(37.5㎍/㎥)보다도 3배 이상 높았다.
희뿌연 하늘에선 가시거리가 150m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이에 전날 방콕 돈므앙 공항을 향하던 항공기가 착륙하지 못하고 인근 공항으로 방향을 틀었다. 일부 여객기는 시야 확보를 기다리며 착륙 전 상공에서 선회 비행을 하기도 했다.
숨쉬기조차 힘든 상황이 지속되면서 정부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태국 교육부는 지난달 말 대기 오염으로 352개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방콕에서 대기질 문제로 이처럼 많은 학교가 일제히 문을 닫은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태국 교통부는 시내에서 트럭 등 중장비 운행을 제한했고,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기 위해 일정 기간 전철·버스 탑승 요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보건부는 미세먼지 차단 방진 시설을 갖춘 식당을 3개월 내에 2만 곳 늘리겠다고 3일 밝혔다.
당국은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비행기로 상공에 드라이아이스를 뿌리는 인공강우 조치도 시행하고 있다. 찻찻 싯티판 방콕시장은 “(인공강우) 실험 효과가 없진 않았으나, 장기적인 미세먼지 완화를 위해선 항공기와 드라이아이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나 홀로 해결’이 요원하자 태국 정부는 이웃 국가에 도움을 요청했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전날 방송 연설에서 “대기 오염은 지역 전체 문제”라며 “초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원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동남아에서는 통상 겨울철 건기에 강우량이 줄고 대기가 정체되면서 하늘이 잿빛으로 변한다. 추수 잔여물 소각, 난방용 연료 사용까지 더해지며 대기 오염이 극심해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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