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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검사 탄핵 기각 유감이나… 공소권 남용 경고 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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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에서 탄핵 소추가 이뤄진 현직 검사가 가까스로 파면을 면했다. 헌법재판소는 어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를 보복 기소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안동완 검사에 대한 탄핵 청구를 재판관 5(기각)대 4(인용) 의견으로 기각했다. 탄핵 인용 정족수인 6명에 2명 모자란 결과지만, 이번 결정에 담긴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국회는 안 검사가 2014년 유씨의 간첩 혐의 재판에서 증거가 조작된 사실이 밝혀지자 이미 4년 전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그의 대북 송금 사건을 추가 수사해 재판에 넘긴 것을 ‘보복 기소’로 보고 작년 9월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대법원은 앞선 2021년 유씨에 대한 기소는 검찰의 자의적 공소권 행사라며 공소 기각 원심을 확정했다. 공소권 남용을 이유로 공소가 기각된 첫 사례였다.
재판관 9명의 의견은 팽팽히 갈렸다. 탄핵 심판이 인용되려면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직무와 관련해 헌법이나 법률 위반이 인정돼야 하고, 그 위반 행위가 파면할 정도로 중대해야 한다. 인용 의견을 낸 4명의 재판관(김기영∙문형배∙이미선∙정정미)은 두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것으로 봤다. 반면 기각 의견 재판관 중 3명(이영진∙김형두∙정형식)은 안 검사가 법을 어긴 것 자체가 전혀 없다고 봤고, 2명(이종석∙이은해)은 ‘법 위반은 맞지만 탄핵할 정도로 중대하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관 3명이 아예 법조차 어기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은 매우 유감이다. 추가 단서가 드러나 담당 검사로서는 재수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인데, 대법원의 ‘공소권 남용’ 인정마저 부정할 만큼 소극적 해석 아닌가.
검찰은 이번 결정을 마냥 반겨선 안 된다. 기각은 됐지만 유씨 기소가 위법이라고 본 재판관은 9명 중 6명에 달한다. 특히 인용 의견을 낸 4명 재판관이 결정문에서 밝힌 경고는 매우 엄중하다. 이들은 “국가형벌권 실현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검찰이 그 권한을 남용하는 경우 법치국가 원리를 훼손할 우려가 커 직무수행에 공익실현 의무가 더욱 강조된다”며 “엄중한 헌법적 징벌을 가함으로써 더는 검사에 의한 헌법 위반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경고할 필요가 있다”고 일갈했다. 국민이 부여한 공소권 행사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지 잘 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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