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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라파 공격 막으려 폭탄 안 보냈다”… 미국 정부, 공식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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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도시 라파 진격 강행을 막기 위해 폭탄 수송을 잠정 중단했다고 공식 인정했다. 요구 관철 여부에 따라 보류를 지속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8일(현지시간) 미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 청문회에 출석, “우리는 이스라엘이 전쟁터에 있는 민간인들을 보호하지 않는 한 대규모 라파 공격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처음부터 분명히 해 왔다”며 “상황을 평가하고 고폭발성 탄약 1회분 수송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단기적 안보 지원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고도 했다. 이스라엘의 라파 지상전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이 무기 수송을 잠정 보류했다는 최근 언론 보도가 사실임을 확인한 것이다.
앞서 AP통신 등은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 미국 정부가 지난주 이스라엘로 가는 폭탄 선적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선적되지 않은 폭탄 규모는 2,000파운드(약 900㎏) 폭탄 1,800개와 500파운드(약 225㎏) 폭탄 1,700개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140만 명이 넘는 가자지구 피란민이 집결한 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벌일 경우 민간인 피해가 막대할 게 뻔한 만큼 제대로 된 민간인 보호 계획 없이 라파 군사 작전을 밀어붙인다면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이스라엘 측에 전달해 왔다. 8일 오전 기준 여성 6명, 어린이 9명을 포함해 최소 27명이 이스라엘의 라파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미국 CNN방송은 전했다.
무기 제공 보류가 이번으로 끝이 아닐 수도 있다. 오스틴 장관은 “(무기) 수송을 어떻게 진행할지 최종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1회분 수송 중단 외에 다른 것도 검토 중”이라며 △이스라엘이 과거 작전을 수행한 방식 △민간인에 가한 피해 △라파에 피란민이 집중된 현실 △향후 라파 지상전이 인도주의적 지원품 전달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 변수로 꼽았다.
미국 ABC뉴스는 “이번 선적 중단은 갈수록 커지는 바이든 행정부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 간 갈등을 보여주는 두드러진 사례”라며 “바이든 행정부의 대이스라엘 압력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조치가 오래 지속돼 온 미국의 대(對)이스라엘 안보 지원 기조와는 별개라고 미 정부는 선을 그었다. 밀러 대변인은 “단기적인 지원 문제를 미국의 장기적인 대이스라엘 안보 공약과 연관시키는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자국 채널 12뉴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하마스 소탕 수단 제공을 미루면서 하마스 소탕 목표 달성을 위한 파트너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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